북한군 대응상황 등 면밀히 검토 후 시행
“北 몰라서 무대응” 국정원 보고와도 상통
“북한 조만간 핵탄두 탑재한 ICBM 보유
美 본토 공격 능력·사용 의지 있다” 추정
조지프 던포드 미국 합동참모본부의장은 26일(현지시간) 미 상원 군사위원회 재인준 청문회에 출석, 사흘전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 편대가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북한 동해 국제공역을 비행하며 무력시위를 벌인 것과 관련해 “북한군의 대응상황 등을 면밀히 검토한 뒤 우발적 충돌을 최대한 피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던포드 의장은 “당시 국방장관과 제가 각각 몇 시간씩 검토했다. 우리 능력과 북한군의 능력을 종합적으로 검토했고 북한군의 대응태세까지 세밀히 분석해 북한의 오판과 충돌 가능성을 없앴다”고 말했다.
이같은 던포드 의장의 미 상원 청문회 증언은 “북한은 이번에 (B-1B 비행이) 자정 무렵이니 전혀 예상도 못 했고 레이더나 이런 데서도 강하게 잡히지 않아 조치를 못 한 것 같다. 한마디로 말하면 B-1B가 들어갔을 때 북한에서는 아무 조치가 없었다.북한이 반응이 없었던 것은 몰라서 그랬던 것”이라고 보고한 우리 국가정보원의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 보고 내용과도 맥이 닿아 있다.
조지프 던포드 미국 합동참모본부의장이 26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원회의 재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던포드 의장은 최근 북한이 미국에 대한 위협 발언의 수위를 대폭 올렸으나 현재까지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
던포드 의장은 그러면서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대북 선제공격은 자칫 통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그는 북한에 대한 선제 군사 공격은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선제 타격을 하기 전에 의회를 포함한 미국인들의 전적인 동의가 필요하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어 2500만 명이 거주하는 서울 수도권이 북한의 공격에 특히 취약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수도권에 사는 25만여 명의 미국인도 “접경 지대를 따라 배치된 (북한의) 로켓과 미사일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염려했다.던포드 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대북 군사적 대응의 위험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거듭 경고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던포드 합참의장은 북한군의 동향과 관련, “우리는 북한군의 군사태세에서 특별한 변화를 보지 못했다”며 “긴장된 정치적 환경을 반영하는 북한의 군사적 활동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상 초유의 초강경 대응조치’와 리용호 외무상의 ‘태평양상 수소탄 시험’ 발언 등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진 특이동향이 포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던퍼드 합참의장은 “우리는 매우 신중하게 관찰하고 있다”면서 “미군은 (북한의) 도발이나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에 대비하기 위한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국, 일본과 같은 우리의 동맹, 그리고 그곳에 사는 미국인과 우리 병력을 지키기 위해 적절한 모든 수단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던포드 합참의장은 지난 18개월 동안 대북 정보수집량을 늘려왔다고 보고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북한 관련 정보 취득이 쉽지 않다고 던퍼드 합참의장은 털어놨다. 그는 “북한은 그들의 능력을 지하에 계속 숨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은 시급성의 측면에서 오늘날 가장 큰 위협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던포드 의장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능력과 관련해선, 조만간 핵탄두 탑재 가능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핵탄두 탑재 가능 ICBM 보유 시기에 대해 “3개월이 되든, 6개월이 되든, 18개월이 되든 곧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북한이 그런 능력을 갖는 것은 아주 짧은 시간의 문제일 뿐이라는 가정하에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던포드 합참의장은 북한이 핵탑재 ICBM으로 미 본토를 타격할 능력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우리는 현재 북한이 그런 능력이 있고, 그런 능력을 사용할 의지도 있다고 추정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북한이 6차 핵실험과 ICBM급 화성-14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등 잇단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핵ㆍ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과시함에 따라 올 초까지만 해도 북한이 핵탑재 ICBM으로 미 본토를 공격할 능력을 갖추기까지 최소 2~3년, 길게는 10년가량 걸릴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치를 대폭 앞당긴 것이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