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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연 부총리, 야당 의원 대상 첫 정책강연
“‘국제시장’→‘채식주의자’ 패러다임 전환”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26일 야당 의원 모임에서 강연을 했다. 강연 주제는 ‘국제시장과 채식주의자-우리경제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고민’으로, 새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날 김 부총리가 강연한 미래성장 경제정책 포럼은 한국경제의 역동성을 제고하고 미래성장동력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20대 국회 재정ㆍ경제분야 1호로 등록된 연구단체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대표의원으로 창립을 주도했으며, 45명의 참여의원 중 더불어민주당 최운열ㆍ오제세ㆍ양승조 의원을 제외하면 모두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국민의당 등 야당 소속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성장 경제정책포럼 정기 조찬세미나에서 ‘국제시장과 채식주의자-우리경제 패러다임 전환기에 대한 고민’이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 부총리가 야당 의원 모임에서 강연한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사실상 야당 의원모임에서 경제부총리가 사람중심ㆍ소득주도ㆍ혁신성장ㆍ공정경제를 축으로 하는 새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설파한 것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국정감사를 앞둔 시점에서 강연이 열려 정부 정책방향을 설명하는 기회가 됐다.

강연의 핵심은 ‘국제시장과 채식주의자’라는 제목에 함축돼 있다. ‘국제시장’은 1960~1970년대 경제개발 과정을 그려 10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모은 영화로, 국가주도 경제개발의 상징이다. ‘채식주의자’는 현대인의 상처와 소통의 부재를 예술적으로 승화시켜 지난해 영국 맨부커 인터내셔널 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의 작품이다. 김 부총리는 ‘국제시장’과 ‘채식주의자’를 대비시키며 사회ㆍ경제 환경변화에 맞추어 경제정책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우리사회에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역설했다.

사실 과거 개발성장시대에 주효했던 물적투자 중심의 성장지향적 경제정책이 일자리 창출과 양극화 및 저출산ㆍ고령화 문제 등을 해결하기는 커녕 오히려 삶의 질을 악화시켰다. 이를 사람중심 투자로 바꾸고, 경제성장이 일자리와 복지로 연결돼 성장-소득-복지의 선순환 구조가 복원되도록 패러다임을 전환해야만 우리 사회ㆍ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부총리는 우리 경제ㆍ사회에 대한 이런 기본인식을 바탕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일자리 중심의 경제정책, 청년 및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확대, 고소득자와 대기업 대상의 제한적 증세를 통한 재원 확충, 공정거래 질서 등 새정부 정책방향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소득주도 성장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며 균형을 보였다. 그는 “소득주도 성장만으로 우리경제가 성장으로 간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소득주도 성장과 일자리중심 성장, 사람중심 성장을 합친 혁신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성장 경제정책포럼 정기 조찬세미나에서 ‘국제시장과 채식주의자-우리경제 패러다임 전환기에 대한 고민’이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 부총리가 야당 의원 모임에서 강연한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일자리와 관련해서도 “공공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져 일자리가 넘쳐나리라는 것도 비약”이라며 “공공부문에 대한 플랫폼을 통해 민간 활성화와 연결하고, (여기에) 혁신성장이 결합하면 전체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각 경제주체의 역할을 역설했다.

김 부총리는 또 ‘기업이 이득이 많이 안 남더라도 고용을 많이 해야 한다’는 취지의 야당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는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라며 “그 이익 추구 행위를 죄악시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현재 야당이 여당이었을 때 추진하다 미뤄진 규제프리존특별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경제 법안들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되도록 협조를 당부했다.

이번 김 부총리의 강연은 여당과 야당이 국내외 정치ㆍ외교ㆍ안보 현안에 대해 사사건건 충돌하는 가운데 첫 국정감사를 앞둔 시점에 열려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현안에 대해 생산적으로 토론할 수 있는 새로운 소통의 장이 됐다는 평가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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