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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마광수 ‘즐거운 사라’ 해금은 요원한가

  • 기사입력 2017-09-2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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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릴없이 TV를 켜놓을 때가 있다. 주말에 느긋한 마음으로 손톱을 정리할 때다. 백색소음 비슷한 게 있으면 왠지 안정감이 들고 집중이 잘된다. 거의 몰입의 순간이랄 이 습관은 꽤 오래됐다. 얼마 전, 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TV 채널을 돌리다 한 홈쇼핑 채널에 시선이 박혔다. FW신상품이라며 호들갑을 떠는 쇼호스트들의 흥분한 목소리때문이었다.

올 가을 유행하는 무슨 브랜드 옷인가 싶었는데 카메라가 클로즈업해 보여준 상품은 다름 아닌 인조 손톱이었다. 길고 갸름한 손톱들의 색상은 그야말로 매혹적이었다. 무광택 딥블루, 누드 스킨, 유혹적인 와인 컬러, 시크한 블랙앤 화이트까지 열 손가락을 장식할 패턴과 컬러의 조화가 눈길을 떼지 못하게 했다. 화면 위에는 설현의 길고 화려한 손톱이 춤을 추고 있었다.

쇼호스트들은 스티커만 떼면 1초 만에 완성된다는 인조 손톱을 시범해 보이며 몇 분이 동시에 주문하고 있다며 들뜬 목소리로 중계했다. “한번 해봐”, 그런 마음이 절로 생기지만 그게 가능치 않다는 건 1초 만에 깨닫고 만다. 기껏 손톱일 뿐인데, 그게 쉽지 않다.

네일 아트란 이름으로 대중화된 손톱 꾸미기의 역사는 꽤 길다. 고대 이집트 사회에서는 헤나를 이용한 매니큐어가 유행했지만 그렇다고 원하는 색깔을 마음대로 칠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색깔은 곧 신분이었다. 귀족들은 오렌지색, 붉은 색으로 치장했고, 하류층은 옅은 색을 발랐다. 짙은 빨강은 귀족 중의 귀족의 색이었다.

중국 고대사회의 귀족들은 금색과 은색을 선호했다. 명왕조때는 상류층들이 신분의 표시로 검정과 빨강으로 치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섬세하고 긴 손톱은 또한 부의 상징이었다. 17세기 중국의 상류층은 부를 과시하기 위해 남녀 모두 5인치씩 손톱을 기르고 보석이나 대나무 등으로 장식했다고 하니 거추장스러움은 귀족들의 취향이었던 셈이다.

손톱이 에로티시즘의 심볼이란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프랑스 철학자 조르주 바타이유는 에로티시즘을 폭력, 죽음과 동일시했다.

빨강의 긴 손톱은 우리에겐 마광수를 떠올리게 한다. 이 상징적인 손톱은 그의 소설에만 등장하는 건 아니다. 화필을 자랑했던 그는 그림으로도 숱하게 긴 손톱을 그려냈다.

지난 2009년 본지에 ‘작가가 그린 자화상’을 연재하면서, 필자는 마 교수로부터 그림과 글을 받은 적이 있다. 그가 자화상이라고 보내온 그림은 짙은 속눈섭과 진한 눈화장, 붉게 입술을 칠한 여성의 얼굴과 길디 긴 손가락이 전부였다. 5인치는 족히 돼 보이는 긴 손톱에는 와인 컬러, 그린, 오렌지, 빨강의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다. 그리고 그는 점점 머리카락도 빠지고 후져진 자신의 모습을 한탄하며, “나는 다시 태어난다면 ‘야한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고 썼다.

그가 만들어낸 이미지는 한국문학에선 낯선 것이었다. 그 낯섦이 이젠 일상화됐는데, 22년 전 법정에 섰던 ‘즐거운 사라’는 여전히 금서다. 일반의 정서와 거리가 멀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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