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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요일 밤 가족 모이게 한 ‘효리네 민박’…비결은 편안함
-윤신혜 작가가 말하는 성공비결
이효리·이상순 부부의 진짜모습
웃음포인트 없어도 진정성 있게…
시즌2 해달라 요청도 많아
-일반인 민박신청 2만여건
말걸어 보고 싶은 사람 뽑아


JTBC ‘효리네 민박’은 대성공을 거두며 24일 종영했다. 제작진의 개입이 최소화된 관찰예능은 7~8회쯤 오면 지루해지기 마련이지만, ‘효리네민박‘은 14회나 방송되고도 재미를 유지했다. 종영을 아쉬워하는 시청자들이 많고, 조금 더 해달라는 요청과, 효리 집에 찾아가는 관광객만 아니라면 시즌2까지 해달라는 요청도 많다.

이효리-이상순 부부는 서로 다르지만 서로를 배려하면서 사랑을 나눴다. 이런 마음 씀씀이는 민박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거창하지는 않지만 이효리가 삶을 성찰하고 인생을 관조하는 자연친화적인 삶이 부러웠다. 아이유도 ‘효리네 민박’에서 빠지면 안되는 민박집 직원이 됐다.

JTBC ‘효리네 민박’은 예상외의 성공을 거두며 24일 종영했다. 윤신혜 작가는 “ ‘효리네 민박’을 보면서 안정감을 느끼고 편안한 시간을 보내면 그것 역시 또 하나의 재미라 생각했다. 재미의 의미가 점점 다각화되는 것 같고, 그 안에서 프로그램이 점점 달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소소한 관찰예능이 엄청난 호감도를 남기며 크게 성공한 비결은 무엇일까? ‘효리네 민박’의 윤신혜 작가가 월간 방송작가 9월호와 가진 인터뷰를 보면 그 비결이 어느 정도 이해된다.

윤 작가는 여기서 “ ‘민박’이라는 콘셉트를 던진 건 이효리씨다. 초반에 여행, 부부 등 여러 키워드가 나왔는데, 그 과정중에 민박 이야기가 나오며 자연스럽게 ‘효리네 민박’으로 발전했다”면서 “여행 프로그램도 많고 관찰예능, 부부리얼리티도 성행하고 있는 터라, 뭐가 달라야 할까를 많이 고민했고, 디테일에 집중하려고 했다. 가령, 그동안 우리가 많이 여행가고 봐왔던 제주도가 아니라 제주의 또 다른 모습은 어떤 게 있는지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운 좋게도 과학탐험대 같은 분들이 민박객으로 와주셔서 제주의 또 다른 모습들을 보여줄 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스타부부의 일상을 관찰하는 예능은 새로운 콘셉트는 아니다. 이에 대해 윤 작가도 “이효리라는 톱스타를 데리고 이것밖에 못만들었냐는 소리를 들으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으로 부담이 컸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하지만 윤 작가는 “저희 팀이 내린 결론은 이효리 이상순 부부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자는 거였다”면서 “블로그에서 보이는 모습, 두 사람이 이랬더라에 그치는 게 아니라 진짜 모습, 사전 인터뷰를 위해 갔던 제작진 일부가 그 집에서 1박2일을 첫번째 민박객처럼 하며 지내봤다. 그때 이것저것 귀한 음식을 내어주고, 일교차가 크다며 점퍼를 주고, 잠자리까지 섬세하게 챙겨주는 모습을 보면서 ‘이분들은 누가 와도 진정성 있게 대해주겠구나’는 생각이 들었고 프로그램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고 인터뷰했다.

윤 작가는 ‘효리네 민박’이 이렇다할 웃음 포인트는 없지 않냐는 질문에 “제가 ‘말하는 대로’ 작가를 할때 재미 포인트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알쓸신잡’을 보면서 지적 호기심이 채워지면 거기서 재미를 느낄 수도 있는 거다. ‘효리네 민박’을 보면서 안정감을 느끼고 편안한 시간을 보내면 그것 역시 또 하나의 재미라 생각한다. 재미의 의미가 점점 다각화되는 것 같고, 그 안에서 프로그램이 점점 달라지는 것 같다”고 답했다.

‘효리네 민박’에 가기 위한 일반인의 민박신청이 무려 2만건에 달했다. 제작진은 이중에서 누구를 어떻게 뽑아 섭외를 했을까? 방송에 나온 민박집 손님들은 소소하고 예의 바르며 친근한 모습으로 프로그램의 선한 이미지에 한몫했다.

윤 작가는 “많은 분들이 이런 데 뽑히려면 대단한 사연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셨는지, 드라마틱한 사연들이 많았다. 병마와 싸우고 계신 분부터 폭주족까지… 저희는 실제로 민박집이나 게스트하우스에 가면 만나는 사람들이 누구일까를 생각했을 때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 맥주 한 잔 하고 싶은 사람. 처음 봤지만 말을 조금 더 걸어보고 싶은 사람이었다”면서 “그래서 첫 대면해 어떤 애티튜드나 말투에서 호감이 있는 사람은 시청자들도 그 호감을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렇다고 섭외 안되신 분들이 비호감이라는 건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윤 작가는 마지막으로 “ ‘효리네 민박’처럼 모두가 편안하게 볼 수 있는, MSG 맛 덜한, 평양냉면 같은 그런 프로그램을 계속 만들고 싶다. 처음에 먹을 때는 이게 뭐야 싶은데, 먹으면 먹을수록 중독되는 그런 방송”이라고 전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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