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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태평양上 수소탄 시험’ vs 美 ‘완전파괴’…미증유 위기 치닫는 한반도
-트럼프-김정은 사실상 선전포고 수준 맹공
-김정은 “사상최고 초강경 대응조치” 예고
-北 리용호 “태평양 역대급 수소탄 시험” 엄포
-美, 군사조치 직전 수준 대북 독자제재 추가
-불똥만 튀어도 군사적 충돌 우려…10월 위기설

[헤럴드경제=신대원ㆍ유은수 기자] ‘태평양上 수소탄 시험’ vs ‘北 완전 파괴(totally destroy North Korea)’

한반도 정세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최악의 위기 국면으로 내달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석론’이 무색해진 가운데, 실질적으로 한반도 정세의 키를 쥐고 있는 북한과 미국 최고지도자가 사실상 ‘선전포고’수준의 초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직접 충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자칫 자그만 불똥만 튀어도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는 위험천만한 형국이다.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ㆍ헤럴드경제DB]

김정은, 사상 첫 北 최고지도자 성명=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조선중앙통신이 22일 공개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언급한 ‘북한 완전 파괴’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그에 상응한 사상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대표하는 사람”이라면서 “국가와 인민의 존엄과 명예, 그리고 나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우리 공화국의 절멸을 줴친(외친) 미국 통수권자의 망발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받아낼 것”이라며 자신의 말을 행동으로 옮길 것임을 예고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선 ‘미치광이’, ‘불망나니’, ‘깡패’, ‘늙다리’ 등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북한 최고지도자 명의 성명은 김일성ㆍ김정일 때도 찾아볼 수 없는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전례 없는 최고지도자 명의 성명을 발표할 정도로 지금의 상황이 전례 없는 위기라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며 “미국이 실제 군사력을 사용할지 모른다는 데 대한 대응논리이자 앉아서 당하지만은 않겠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에 맞대응해 강력한 군사지도자상을 부각하면서 핵무력 고도화를 지속하겠다는 메시지”라며 “결국 한반도 문제는 북미간 문제이기 때문에 미국과 담판을 짓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 파괴’ 발언 이후 잔뜩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 성명을 보도한 날 ‘천인공노할 미국 집권자의 망발’이란 제목의 글에서 “트럼프는 ‘정권교체’ 테두리를 벗어나 2500만의 우리 공화국 인구를 다 전멸시키겠다는 유례없는 망발을 쏟아냈다”고 비난했다.

美, 최고 수위 독자제재…헤일리 “전쟁 겁먹지 않아”=미국은 역대 최고 수위의 대북 독자제재를 추가하며 북한을 한층 더 옥죄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북한과 무역거래를 하는 제3국 금융기관과 기업, 개인을 겨냥한 새 대북제재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이를 발표했다.

미국의 올해 들어 다섯 번째 대북제재로, 군사행동을 제외한 외교적 차원의 거의 마지막 수단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대북제재를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가진 3국 정상회담 자리에서 공개함으로써 한미일 대북공조 의지를 십분 과시했다.

미국은 북한ㆍ북핵문제에 있어서 외교적 해법을 우선시한다는 입장이지만 최후의 순간에는 군사옵션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유엔총회가 열리는 맨해튼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전쟁은 가장 최후의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전쟁에 겁을 먹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을 비롯한 잇단 탄도미사일 시험 이후 미국 내에선 대북 군사옵션은 더 이상 금기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완전 파괴’ 발언 이전 미 국방정책을 총괄하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서울을 중대 위험에 빠뜨리지 않을 대북 군사옵션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또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 외교안보라인 고위인사들도 연이어 외교적 노력이 실패할 경우 군사옵션만 남게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자존심 싸움, 군사적 충돌 비화 가능성=문제는 북한과 미국 최고지도자까지 전면에 나서서 날선 설전을 주고받는 현 국면이 자칫 군사적 충돌로 비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양 교수는 “불신이 팽배한 상태에서 오해가 충돌로 이어지는 것은 드물지 않은 일”이라며 “최고지도자가 말폭탄을 남발하고 자신의 존재감을 키우다보면 뭐라도 실행에 나서지 않을 수 없고 결국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선 북한은 최고지도자인 김 위위원장이 자신의 명의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를 언급한 만큼 실제 행동에 나설 것이 확실시된다.

북한이 이미 수소탄이라고 주장하는 6차 핵실험과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연이어 발사한 상황에서 사상 최고의 초강경 조치는 이를 뛰어넘는 수준이 될 수밖에 없다.

유엔총회에 북한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한 리용호 외무상은 태평양에서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언급했다.

북한의 후속 움직임과 관련해선, 일단 보류했던 괌 포위사격을 실행에 옮기거나 이전까지 고각발사한 ICBM급 화성-14형을 정상각도로 발사해 알래스카와 하와이까지 위협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리 외무상의 발언대로라면 핵물질을 넣은 핵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을 태평양으로 날려보내는 끔찍한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

미국 역시 북한의 6차 핵실험과 IRBM 시험발사에 대응한 B-1B 전략폭격기 전개훈련에 이어 오는 10월에는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을 비롯한 항모강습단을 전개시키는 등 전력자산을 한반도 인근에 집중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북한의 10월10일 노동당 창건일이 자리한 10월이 두 차례 한반도 위기설이 불거졌던 4월과 8월보다 큰 고비가 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신대원ㆍ유은수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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