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부터 동료 소방관들은 무거운 표정으로 영결식장 앞을 지켰다. 하루아침에 동료를 잃은 슬픔에 연방 입술을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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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장 안 좌석 800석은 영결식 시작 30분 전 동료 소방관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두 사람의 영정을 멍하니 응시했다.
식장 한편에는 강릉시 가족봉사단의 ‘소방관의 순직 더이상 없길’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영결식 시작 3분 전 두 사람의 위패가 식장 안으로 들어섰다. 유가족들은 슬픔에 젖은 몸을 겨우 가누며 그 뒤를 따랐다.
누구보다 믿음직했던 부하 직원의 약력을 소개하는 이진호 강릉소방서장의 목소리가 슬픔으로 가늘게 떨렸다.
영정사진 앞으로는 양 끝으로 이제 다시는 입을 수 없는 소방관 정복이 놓였다.
그 앞으로 1계급 특진 추서와 공로장, 훈장추서가 차례로 놓여 빛을 냈다.
최문순 도지사는 불과 한 달여 전 ‘2018 동계올림픽 안전개최를 위한 관계기관 합동 대테러 훈련’으로 찾았던 강릉에서 불의의 사고로 산화한 두 소방관을 애도했다.
최 지사는 영결사에서 “함께 했던 지난날을 우리는 결코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따뜻한 온기와 아름다운 마음만을 품고 새로운 세상에서 편히 영면하십시오”라고 말했다.
조사는 며칠 전까지 두 소방관과 한솥밥을 먹었던 경포119안전센터 소속 허균 소방사가 읽었다.
조사를 읽기 위해 강단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 허 소방사는 울컥하는 기분에잠긴 목을 겨우 가다듬으며 조사를 읽어나갔다.
“비통한 심정으로 당신들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것이 너무 한스럽고 가슴이 메어 옵니다. 하늘이 무너졌습니다.”라는 말에서 애써 꾹꾹 눌러 담은 감정도 무너져내렸다.
허 소방사가 두 사람의 이름을 목놓아 외치자 유가족들의 소리 없는 울음도 오열로 변했다.
고개를 숙이고 슬픔을 감추려 했던 동료들도 이내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의 영정사진을 보며 울먹였다.
헌화 및 분향 순서가 되자 영정사진 앞으로 국화꽃이 수북이 쌓였다. 동료들은 영정을 향해 거수경례하며 고결한 소방정신을 마음속 깊이 새겼다.
영결식이 끝난 뒤 운구차가 솔향하늘길 화장장으로 향했다. 동료 소방관들은 운구차 양옆으로 도열해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두 소방관은 화장터에서 한 줌의 재로 돌아가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천생 소방관이었던 두 사람은 지난 17일 오전 4시 29분께 강원 강릉 석란정에서화재 진화 중 무너진 건물 잔해 등에 깔려 순직했다.
센터 내에서 가장 맏형인 이 소방경은 1988년 2월 1일 임용돼 햇수로 30년 동안각종 재난현장을 누빈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었다.
이 소방교는 소방관이 되고 나서도 ‘사고 없이 일하려면 체력관리가 중요하다’며 자기 관리를 게을리하지 않을 정도로 직업 정신이 투철한 소방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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