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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대 위기 한중관계]한-중 통화스와프 만기연장 물건너가나…만기 20일 남겨두고 ‘오리무중’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에 따른 한중간 외교ㆍ군사적 갈등으로 다음달 10일 만기를 맞는 양국간 통화스와프가 연장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악으로 치닫는 양국간 갈등이 공동 외환방어벽까지 무력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현실이 돼 가고 있는 것이다.

통화스와프는 외환위기와 같은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자국 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화를 빌려 대처할 수 있는 계약이다. 양국 또는 다자간 공동 외환방어벽을 구축하는 것으로, 경제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는 의미도 있다.


중국과의 통화스와프 규모는 560억달러(3600위안/64조원)로, 우리나라가 맺고 있는 전체 통화스와프 1222억달러의 45.8%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미국과의 300억달러 통화스와프가 2010년 만기 후 종료되고, 최대 700억달러로 늘었던 일본과의 통화스와프도 독도ㆍ위안부 갈등으로 2015년 종료된 상태여서 중국과의 통화스와프는 우리나라의 대외안전망에서 매우 중요하다.

다른 나라와의 통화스와프를 보면 다자간 계약인 치앙마이이니셔티브가 384억달러로 규모가 크지만 한-인니(100억달러), 한-호주(77억달러), 한-UAE(54억달러), 한-말레이시아(47억달러) 등 다른 국가들과의 통화스와프 규모는 상대적으로 적다. 주요국과 맺은 통화스와프 가운데 핵심 ‘기둥’으로, 이것이 만기연장되지 않고 종료될 경우 외화안전망에 큰 구멍이 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만기가 20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통화ㆍ경제당국은 ‘협상중’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해 연장이 ‘물건너 간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지난주 인천 송도에서 열렸던 한ㆍ중ㆍ일 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는 이 문제가 아예 거론되지도 않았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 어린이집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여부에 대해 “기재부와 한은이 긴밀히 협의해 실무 레벨에서 중국측과 얘기하고 있다”면서 “결과를 예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사드 한국 배치를 둘러싸고 한중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통화스와프 계약의 경우 정치ㆍ외교적 계약의 성격이 짙다. 일본도 한국과 독도 및 위안부 소녀상 등 역사 및 정치적 갈등이 심화하자 한일 통화스와프 계약 규모를 줄이거나 만기 종료시켰다. 때문에 지금처럼 한중간 군사ㆍ외교적 갈등이 심한 상태에서 만기연장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중 통화스와프가 연장되지 않고 종료될 경우 단순한 외화안전망의 축소보다 한중 경제관계의 악화로 인한 새로운 국면으로의 진입을 보여주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한중 통화스와프 만기연장 여부에 시장과 경제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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