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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EMP탄 ‘뒷주머니’ 있을 것…ICBM보다 더 치명적”
“군통신·의료시설 순식간 마비
위성, 궤도 올리기는 쉬운 일”
울시 前CIA국장, 우려 표명

북한이 핵 무력 완성의 종착점에 거의 도달했다고 자신하는 가운데, 북한의 ‘EMP’(전자기펄스)탄(彈) 공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제임스 울시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북한이 미국을 공격하는 데 굳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필요없다”며 EMP탄 공격이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북한 매체 조선중앙TV는 이달 초 6차 핵실험 직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무기연구소 시찰을 보도하며 EMP 기술을 과시한 바 있다. 통신은 보도에서 실물로 보이는 탄두를 공개하며 “전략적 목적에 따라 고공에서 폭발시켜 광대한 지역에 대한 초강력 EMP 공격까지 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차 핵실험을 앞두고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3일 보도했다. 매체는 실물로 보이는 탄두를 공개하며 “전략적 목적에 따라 고공에서 폭발시켜 광대한 지역에 대한 초강력 EMP 공격까지 가할 수 있는 다기능화된 열핵전투부”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MP 무기는 강력한 전자기펄스를 이용해 주요 시설이나 무기 체계의 전자장치를 파괴하거나 오작동을 유도한다.

이에 대해 울시 전 국장은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핵무기를 탁재한 인공위성을 쏘아 올려 하루에 지구를 몇 바퀴씩 돌게 할 수 있다”고 북한의 EMP 능력을 우려했다. 그는 “(EMP 공격은) 특정 위치나 건물, 적국의 ICBM 발사대를 겨냥하는 대신 전자망 전체를 망가뜨릴 수 있다. 식량과 물도 얻을 수 없고 통신시설과 병원도 마비되는 끔찍한 상황이 된다”라며 “어떤 지역을 겨냥한 핵무기 공격보다 훨씬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 장소를 타격할 수 있는 ICBM을 보유하면 더욱 유연한 공격력을 갖추는 것인 만큼 북한은 그런 능력을 갖기 위해 작업 중”이라면서도 “인공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리는 건 쉬운 일이고, 몇 킬로톤(kt) 정도 위력의 핵무기를 골프 가방만 한 크기로 만들어 작은 위성에 탑재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북한이) EMP 수단도 뒷주머니에 넣고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이미 EMP 능력을 보유하고 있을 거라고 추정했다.

EMP 공격은 순식간에 사회 기반시설을 마비시킬 정도로 위협적이지만 군 차원의 대비가 미흡하고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송영무 국방장관은 지난 4일 국회에서 “합참 등 군 주요 지휘부에는 (EMP 공격에 대비하는) 전자파 차폐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대대나 사단까지는 돼있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한국군 221개 시설 가운데 EMP 방어 능력을 갖춘 곳은 2012년 기준 3곳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서울 100㎞ 상공에서 TNT 환산 100kt의 핵폭탄이 폭발하면 청와대와 국방부, 주한미군사령부 뿐 아니라 계룡시 육해공군 본부 지휘부에도 영향을 준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5일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한 뒤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하며 단호한 대응과 함께 EMP 공격에 대한 대비 태세를 갖출 것을 지시했다. 군 당국은 유사시 북한의 EMP 개발에 맞서 유사시 핵ㆍ미사일 시설 타격을 위한 EMP탄 핵심기술 확보와 함께 시험 개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유은수 기자/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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