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북한이 유엔 안보리 제재 사흘만에 일본 상공을 가로지르는 중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시험 도발을 재개함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순항미사일과 폭격기를 동원한 대북 군사옵션 논의를 재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미국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15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다루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치광이’ 전략이 효과적일 수도 있지만 지나치면 재앙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CNN은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공군기지를 찾아 “적의 도발 시 산산조각내겠다”고 언급한 점을 언급하며 이같이 전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대사도 같은 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북 군사옵션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재천명한 상황이다.
CNN은 대북 군사옵션에는 순항미사일과 폭격기를 동원해 북핵과 미사일 시설을 찾아 때리는 방안을 우선 예상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 관리들은 북한이 휴전선 북쪽에 배치한 수천 발의 대포를 파괴하는 가능한 수단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고 이 방송에 말했다. 이러한 공격이 만약 이뤄진다면 최신예 스텔스 F35 전투기가 동원될 가능성이 크다고 이 방송은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공군기지 방문 시 “F35 엔진의 굉음을 우리의 적들이 들으면 영혼이 떨리고 심판의 날이 왔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 한 것도 대북 공격이 실시되면 F35 전투기가 선봉에 설 것임을 시사한다.
하지만 CNN은 국방부 내부의 계산으로는 공습과 순항미사일 공격 등에는 적어도 한 주 이상이 걸리게 되며 그사이 북한이 대대적인 반격을 가하면 막대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어떤 군사적 옵션이 실제 김정은의 도발을 멈추게 할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도 딜레마라고 이 방송은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중부사령관을 지낸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은 이날 뉴욕대학에서 열린 국제문제포럼인 ‘인텔리전스 스퀘어드 토론회’ 연설에서 “미치광이 전략이 어느 정도 장점도 있지만 위기시 도를 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치광이 전략은 상대가 자신을 비이성적인 미치광이로 인식하게 해 공포를 유발한 뒤 이를 무기로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을 유도하는 전략이다. 미국이 냉전시대 사용한 전쟁 억제 전략이기도 하다.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은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과거 옛 소련의 협상 상대들에게 ‘닉슨 대통령이 지금 스트레스가 많다. 그가 밤에 종종 술을 마신다. 당신들 정말 조심하는 게 좋다’고 경고하는 등 이 전략을 사용했다”며 “그러나 이를 위기로까지 몰고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은 또 “미치광이 전략은 상대가 이 전략의 사용자를 비이성적이라고 볼때까지만 유용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