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북한이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과 함께 소형무기 주요 밀수출국 명단에 올랐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국제무기조사 기관 ‘스몰 암스 서베이’(Small Arms Survey)를 인용해 13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이 기관이 작성한 ‘2017 거래 업데이트’(Trade Update) 보고서에 따르면 2013~2014년 전 세계 무기거래 흐름을 분석결과, 북한은 이란, 이스라엘, 사우디, UAE와 함께 거래투명성이 가장 낮은 국가이자, 소형무기 주요 수출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유엔 세관통계 자료 컴트레이드(Comtrade)를 보면 북한과 이란, UAE의 소형무기 수출은 좀처럼 기록되지 않으며 그 액수가 1000만 달러(약 113억 원) 상당으로 잡혀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무기 압수 보고서 등을 통해 베일에 싸인 이들 국가에 관한 증거를 수집했으며, 여기에는 북한, 이란으로부터 압수한 무기가 상당량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에는 북한산 무기를 실은 북한 선박이 이집트에서 적발됐다. 당시 선박에는 2300톤 상당의 철광석 아래 PG-7 로켓추진식 수류탄 3만 개와 그 구성품 등도 숨겨져 있었다. 이보다 앞서 2009년에는 태국 방콕 공항에 도착한 화물기에서 휴대식 지대공미사일과 대전차 로켓포 등 35 톤가량의 무기가 압수됐다. 당시 압수된 무기의 가치는 약 1800만달러(203억원)였다.
보고서는 북한이 주요 소형무기 수출국이라는 사실을 이같은 압수품과 소형무기 거래문서 등을 통해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러한 방식으로 수출되는 무기는 테러집단이나 인권을 유린하는 국가로 유입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앞서 12일 열린 미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는 북한과 시리아의 무기거래 의혹이 세부의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미 하원의원들은 북한이 무기 밀수출을 통해 외화수입을 벌어들일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대책 마련을 미 국무부와 재무부에 촉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이란, 사우디, UAE 등에서 수출되거나 재수출된 무기들은 시리아, 예멘, 이라크, 레바논 등에서 활동하는 무장단체의 손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가장 많은 살상자를 내는 무기를 소형화기로 보고 법치가 무너진 분쟁지에 이들 무기가 유입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거래가 상대적으로 투명하게 집계된 국가들의 실태를 따지면 2013∼2014년 소형무기 수출 상위 5개국은 미국, 이탈리아, 브라질, 독일, 한국 등이다. 상위 수입국은 미국, 캐나다, 인도네시아, 사우디, 독일, 호주, 이라크, 프랑스, 네덜란드, 영국 등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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