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ㆍ유재훈 기자]중국ㆍ미국 등 이른바 주요 2개국(G2)에 집중된 한국의 수출 등 대외무역을 다변화하는 방안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을 유망 신흥시장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외환경 변화에 따른 리스크(위험)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의 FTA 추진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메르코수르(MERCOSUR, 남미공동시장)와 멕시코 등 중남미 지역ㆍ국가와의 FTA도 본격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G2에 집중된 수출구조=한국의 수출은 ‘중국이나 미국이 기침을 하면 독감이 걸린다’고 할 정도로 G2에 집중돼 있다. 올 1~7월 수출액(3280억달러) 가운데 G2 비중이 35.4%(1160억달러)를 차지했고 우회수출까지 포함하면 G2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경제는 대외환경변화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경기부진이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대외 여건이 바뀔 때마다 수출이 타격을 받고 휘청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은 그동안 수출 시장 다변화를 위해 여러 지역ㆍ국가와 FTA 협정을 체결하며 이른바 ‘경제영토’를 확장해왔다. 노무현 정부 시기인 2004년 칠레와의 첫 FTA 협정(발효 기준)을 시작으로 중국ㆍ미국ㆍ유럽연합(EU)ㆍ호주ㆍ캐나다ㆍ뉴질랜드ㆍ베트남 등 지금까지 15건(52개국)의 FTA를 체결했다. 한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는 전세계 인구의 28%, 총생산(GDP)의 42%를 차지한다.
그럼에도 G2와 베트남ㆍ홍콩ㆍ일본 등 아시아에 편중된 무역구조는 개선되지 않아 FTA 영토확장의 필요성이 높다.
▶떠오르는 FTA 새 영토는?=먼저 문 대통령이 ‘신(新)북방정책’을 천명하면서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큰 유라시아 지역이 주목받고 있다.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구소련 5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경제공동체인 EAEU는 인구 1억8000만명의 초거대시장으로 풍부한 자원을 보유해 성장잠재력이 높은 신흥시장으로 평가된다. 투자ㆍ개발도 답보상태에 머무르고 있어 블루오션 시장으로 손꼽힌다.
남미의 거대시장인 브라질ㆍ아르헨티나 등 메르코수르와의 FTA는 올 3월 협상개시를 위한 공동선언문에 서명하고 4월에는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 지역은 주요국들과 FTA체결 사례가 없어 시장 선점효과가 기대되는 유망시장이다.
지난 2000년 첫 물꼬를 튼 이후 답보상태를 거듭하고 있는 한-멕시코 FTA는 올 2월 예비협의를 개최하며 협상 재개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 1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데 이까사 멕시코 외교차관을 만나 FTA협상 재개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