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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리한 학생 비만대책에 고통받는 교사와 학생들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제주 도내 초등학교와 중ㆍ고등학교가 ‘비만과의 전쟁’으로 시끌시끌하다.

13일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제주교육청은 재작년인 2015년 학생 비만율 조사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해 지난해 3월부터 지역 내 교장ㆍ교감 성과상여금 실적평가 기준안에 ‘학생 비만율 줄이기’ 항목을 추가했다. 전년도와 비교해 비만율 감소가 높은 상위 20% 그룹은 10점, 하위 20% 그룹은 1점을 받는 식이다.

자연스럽게 ‘점수 경쟁’이 시작되면서 학생과 교사 모두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제주시의 한 초등교사는 작년 1학기 초부터 ‘무슨 수를 쓰더라도 비만 학생 비율을 낮추라’는 교장 압박에 시달리느라 원형 탈모증까지 생겼다. 그는 “비만율을 측정해 성과가 낮은 반 담임은 교무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질타를 받는다”며 “교육자로서 말하기 부끄럽지만 비만 학생이 밥을 먹는 것도 미워 보일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사진제공=게티이미지]

또 다른 교사는 “상대적으로 정상 체중으로 만들기 쉬운 경도비만이나 살이 덜찐 학생들의 다이어트가 주로 이뤄진다. 정작 관리해야 할 학생은 방치된 셈” 이라며 정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학생들도 고통을 받고 있다. 다른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비만 학생과 따로 운동 수업을 받아야 해 등교하기를 거부한다. 제주 서귀포시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김 군(10)은 “친구들이 ‘돼지가 수업받는다’고 놀리고 따돌려 마음의 상처를 받아 아침마다 학교에 가기 싫어 갖은 핑계를 댄다”고 말했다.

김 군 어머니는 “담임이 비만 예방 교육을 받는다는 동의서에 서명하라고 강권했는데 아이가 상처받을 줄 알았으면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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