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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드보복…中 금한령 6개월 그 후]반중감정에 우범지대 논란까지대림동 주민들 ‘상권 붕괴’ 우려
영화서 왜곡된 이미지도 한 몫

“사드 때문에 난리였다는 올해 초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지금은 동네 주민들을 모두 범죄자 취급하는데다 사드 얘기까지 다시 나오기 시작하니까 대림동에 누가 오려고 하겠어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중앙시장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이모(56ㆍ여) 씨는 한국에 정착한 지 10년이 넘은 중국동포다. 그동안 오해와 편견 때문에 눈물을 흘린 적도 많지만, 최근처럼 심했던 적은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관련기사 26면

영화 ‘청년경찰’ 개봉 이후 인터넷에는 대림동에서 밤마다 칼부림이 난다는 게시물이 쏟아지며 이미지는 더 왜곡됐고, 지난해부터 말썽이던 사드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반중 감정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최 씨는 “그나마 있는 한국인 주민들도 떠나가는 상황”이라며 “같은 동포끼리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대림동 중앙시장이 시작되는 지하철 2호선 대림역 12번 출구 앞은 겉으로 보기에는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분주한 모습이다. 그러나 대림동 내 중국동포들은 요즘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대림동 중앙시장이 시작되는 지하철 2호선 대림역 12번 출구 앞은 겉으로 보기에는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분주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대림동 내 중국동포들은 요즘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대림동에 20년 가까이 살고 있는 중국동포 이종화(59) 씨는 “최근 인터넷에 대림동은 칼부림을 조심해야 한다는 게시물이 늘어나면서 유동인구 자체가 눈에 띌 정도로 줄었다”며 “경기가 다시 살아나나 싶었는데 악재가 겹치면서 주민들도 불안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림동의 총 인구는 5만2000여명으로 이 가운데 중국동포는 25%가 넘는 1만3700여명에 달한다. 주민 1/4이 중국동포인 셈이다. 대표적인 중국동포 정착촌으로 자리 잡으면서 중국과 관련된 문제가 생길 때마다 대림동은 가장 먼저 피해를 봤다.

계속되는 왜곡과 오해에 이제는 중국동포들이 스스로 나서서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고 있다. 실제로 대림동을 맡고 있는 대림파출소의 5대 범죄 감소율을 전년 동기와 비교해 올해 상반기 22%나 줄었다. 주민들이 스스로 치안을 위해 방범대를 만들고 깨끗한 거리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간혹 잔혹한 내용의 범죄가 알려지며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주민들이 스스로 나서며 범죄율 감소에 앞장서고 있다”며 “특별히 범죄율이 높은 동네라는 인식은 오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노력에도 대림동의 앞날은 험난하기만 하다. 영화에서 왜곡된 대림동의 인식을 바꿔보겠다며 상인회와 주민들이 대책위원회까지 조직해 대응에 나섰지만, 영화사 측과 이견조율에 실패해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사드 문제가 불거지며 주민들의 불안도 더 커졌다. 한 상인회 관계자는 “올해 초보다도 상황이 더 안 좋다고 느끼는 주민들이 많다”며 “그래서 상인회도 조직적인 대응에 나선 상황이지만, 이번에는 아예 상권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 주민들 모두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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