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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주에 2500만원?…‘거품논란’ 강남 산후조리원, 가격 또 ↑
가장 비싼 강남구 A업체 특실
하루 이용료만 178만5000원
가장 값싼 강동구와는 17배差

산모간 인맥형성 문화로 정착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등록
“합리적 가격 ‘공공시설’ 필요”


“지난해 초 산후조리원의 2주 평균 이용료가 300만원이라고 들었는데, 그때 다들 하던 말이 지금은 거품이 있으니 값이 곧 내려갈거라고….” (30대 임신부)

그러나 이런 기대와는 달리, 서울 산후조리원의 평균 이용료는 또 다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산후조리원이란 임신부가 아이를 낳은 이후 몸조리를 하도록 전문적인 시설을 갖춘 요양원을 말한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시내 산후조리원 152곳의 2주 평균 이용요금은 316만6900원이다. 이는 각 홈페이지에 있는 요금 중 최저가를 두고 산정했다.

지난 2012년 첫 조사 때 조사대상 125곳의 2주 평균 이용요금(250만원)과 비교하면 26.67%(66만6900원) 높다. 올해 2월 조사대상 157곳의 2주 평균 이용요금(313만2600원)보다도 1.09%(3만4300원) 다시 상승한 것이다.


시와 한국산후조리업협회는 시민들이 요금을 직접 비교할 수 있도록 매년 2월, 8월 기준으로 시내 산후조리원의 요금을 공개하고 있다.

가장 비싼 산후조리원은 강남구의 A 산후조리원으로 2주간 머무는 데 일반 850만원, 특실 2500만원이다. 특실을 이용할 시 하루에만 178만5000원이 필요한 셈이다. 이 조리원은 개인정원, 맞춤식단에 경호 서비스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내 일반 500만원 이상인 산후조리원은 모두 14곳으로, 85.7%(12곳)가 서초ㆍ강남ㆍ송파 등 강남 3구에 몰려 있다. 특실 1000만원이 넘는 산후조리원도 9곳에 이르렀다.

가장 값싼 산후조리원은 일반 150만원, 특실 170만원을 받는 강동구의 B 산후조리원이었다. 일반실로 보면 평균 이용요금의 47.36% 수준이다. 일반이 200만원 이하인 곳은 강동구ㆍ노원구에 각 2곳 등 모두 10곳으로 확인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산모 10명 중 7명은 산후조리원을 이용한다. 산모 간의 인맥 형성을 위한 문화로 자리잡은 탓에 상당수가 이용료에 상관없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등록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합리적인 가격으로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공공 산후조리원의 필요성도 언급된다. 현재 서울에는 송파구에 있는 송파 공공 산후조리원 한 곳만이 공공시설로 취급받는데, 송파구민 190만원ㆍ타 구민 209만원 등 비교적 싼 값으로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인기가 높다.

하지만 서울시는 당장 늘리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관련 법에 따라 공공 산후조리원을 세우는 일 자체가 쉽지 않아서다. 현행 모자보건법 시행령에 따르면 공공 산후조리원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민간 산후조리원 등이 없을 때만 둘 수 있다.

시 관계자는 “다수의 민간 산후조리원이 폐점하지 않는 이상 조건을 충족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최근 국회에서 설치기준 완화에 대한 내용이 담긴 소위 ‘공공 산후조리원 활성화법’이 논의되고 있는 만큼,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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