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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혹시’ 하다 ‘역시’ 하는 채용박람회
지원자 수백명에 1~2명만 채용
참가요청 급증…기업도 큰부담

이달 초 학교에서 진행하는 채용박람회에 참여한 서울대생 김모(25) 씨는 이번 취업 박람회가 꽤 만족스러웠다. 평소 지망하던 회사 부스에 나온 담당자가 동문이었고 비교적 말이 잘 통하면서 회사 지원에 필요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이달 초 비슷한 직군에 지원하기 위해 찾았던 한 사설 채용박람회는 실망스러웠다고 답했다. 건설업 쪽에 관심을 가져 관련 업계 채용박람회에 참여했지만, 막상 박람회에서는 채용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김 씨는 ““지원자는 수백명인데 막상 부스에 걸린 채용 인원은 1~2명인 경우도 많아 시간 낭비라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했다.

본격적인 취업철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채용박람회가 열리고 있지만, 일부 채용박람회의 경우 내용이 부실하거나 파행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취업 준비생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특히 채용인원이 적거나 실제 채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아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는 ‘채용박람회는 실속이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취업포털에 등록된 올해 채용박람회는 350여개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여개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채용박람회가 우후죽순 생기면서 구직자와 채용기업 간에 조건이 맞지 않아 채용이 이뤄지지 않는 이른바 ‘미스매칭’도 많다. 한 기업이 여러 채용박람회에 참여하다 보니 박람회 당 채용할 수 있는 인원이 줄어들고, 자연스레 기업이 원하는 채용조건도 까다로워진다는 것이다.

한 취업컨설팅 회사 관계자는 “채용박람회에 참여하는 기업들도 조건을 까다롭게 거는 경우가 많아 실제 취업에 이르는 비율은 전체 정원에 비해 턱없이 적은 ‘미스매칭’이 많다”며 “최근에는 수백장의 이력서를 걸러내야 하는 기업도 고통이고, 시간을 들여 여러 취업박람회를 찾는 구직자들도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입장에서도 지나치게 많은 채용박람회가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중소ㆍ중견 기업에게 채용박람회는 인재를 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지만, 비슷한 시기에 박람회가 몰리다 보니 부담스러울 때가 잦다. 특히 지자체나 정부기관이 주최하는 박람회의 경우에는 참가를 요청받으면 빠지기 어려울 때가 많다고 호소한다.

한 중견 기업 인사 담당자는 “보통 새 학기가 시작되는 기간에 채용박람회 참가 요청만 2~3곳씩 들어올 때가 있다”며 “회사 규모에 비해 채용박람회 참가 횟수가 많은 게 아니냐는 내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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