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순혈주의, 성골ㆍ진골? 구태에 발묶인 BNK와 지역사회
-“BNK사태, 조속한 해결을…” 부산 3대 기관장 공동성명
-학맥ㆍ인맥 등 지역사회 구태ㆍ적폐 청산 관건

[헤럴드경제(부산)=윤정희 기자] ‘순혈주의’, ‘성골’과 ‘진골’. 그 옛적 신라시대 얘기가 아니다. 최근 부산을 기반으로한 BNK금융을 둘러싸고 논란이 되고 있는 말들이다. 주가조작 혐의로 그룹의 회장이 구속되는 초유의 위기를 겪고 있는 BNK금융. 부산과 경남을 기반으로 한 BNK금융의 지주 회장과 부산은행장 선임 절차가 공전하면서 창사 이래 최장 경영권 공백사태를 맞으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부산을 대표하는 3대 기관장인 서병수 부산시장과 백종헌 시의회의장, 조성제 부산상의회장은 30일 오전11시40분 부산시청 9층 기자회견장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BNK사태의 조속한 해결과 경영권 공백 최소화를 위해 정부와 각계가 노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BNK 회장 선임 문제에 부산지역 대표 기관장들이 나선 것은 이 문제가 비단 금융계 만의 화두가 아니기 때문이다. BNK금융이 지역사회에서 갖고있는 파워는 막강하다. 지역 상공계와 정치권을 막론하고 곳곳에 영향력을 가지며 공존해왔던 터였기에 이 문제를 지역사회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얼마전 공석이된 BNK회장 선임을 앞두고 출처를 알 수 없는 괴문서가 나돌았다. 그 내용은 그동안 위기를 차초한 원인이 BNK금융 내부의 학연 때문으로 소위 일정계파의 순혈주의가 문제의 근원이라고 주장하며, 외부전문가 영입을 주장한 것이었다. 이 문서가 단초가 되어 노조와 지역사회 단체들은 일제히 현 정부의 낙하산 인사를 비난하는 성명을 내고, 이러한 시도를 즉각 멈출 것을 경고하고 나섰다.

지역사회 적폐로 불리는 인맥과 학맥, 순혈주의의 병폐로 그동안 회장 1인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되고, 그로인한 문제가 회장 구속사태로 최근에는 그룹자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최대 위기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BNK 내부의 양대 계파는 학연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전임 이장호 회장과 성세환 회장으로 이어져온 동아대 출신 인맥과 부산상고 인맥으로 양분돼 있다. 그동안 순혈주의를 내세워 동아대 학맥 인사들의 내부 승진이 이어져왔고, 이때문에 지역 정치ㆍ경제계와의 유착은 더욱 심화되어 왔다는게 BNK를 바라보는 지역사회의 시각이다. 특히 이번 회장 선임을 두고 지역사회는 크게 반목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정치권은 말할 것도 없고, 언론계와 사회단체, 노조까지 나서 이같은 반목을 부채질 하고 있다.

때문에 정부의 낙하산 인사나, 노조의 지나친 인사개입, 지역 언론이나 특정 사회단체의 압력행사가 자제되어야 하고, 철저한 능력 검증을 통해 적합한 인물을 찾아 BNK를 다시금 정상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는게 지역사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BNK 회장 후보는 3인으로 압축된 상황이다. 두차례 BNK회장 선임이 유보된 상황에서 오는 9월8일 다시한번 임추위가 열리게 된다. 부산은행 은행장추천위원회는 23일 후보자 3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실시했지만 최종 표결은 하지 않고 회의를 마쳤다. 추천위는 회의를 한차례 더 열어 최종 후보자를 낼 계획으로 다음달 8일 이후에나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부산은행을 모태로 시작된 BNK금융은 경남은행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지난해 말 기준 자산 106조원으로 국내 5위의 금융그룹으로 도약했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엘시티 관련 부정대출 의혹과 주가조작 혐의로 창사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cgnh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