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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교와 외유 사이…의원 221명 72개국 순방 ‘유럽 몰렸다’
20대국회 해외출장 현황 분석

예산 38억 지출·1인당 1733만원
부실한 활동결과보고서 수두룩
방문국 상위 10곳중 유럽이 7곳

20대 국회가 시작된 후 의원들의 70%이상이 총 해외순방으로 4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들은 100차례 넘게 해외순방을 했으며 다녀온 나라만 70여 개 국이 넘는다. 닷새 동안 미국에 다녀오면서 1800만원을 쓴 의원도 있었다.

의원들의 해외출장을 놓고 외유 논란이 매년 벌어지는 가운데, 올해도 어김없이 정부의 추경예산안 처리가 있던 지난달 본회의장에 여당의 일부 의원들이 외국출장 등으로 불참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1000만원가까이 예산을 쓰고도 부실한 결과보고서 한 권을 달랑 내놓는 게 고작이어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헤럴드경제가 국회사무처에 정보공개청구를 해 받은 ‘2016년 5월~2017년 7월 국회의원 해외출장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대 국회가 시작된 지난해 5월 이후 최근까지 국회의원 221명은 총 72개국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적게는 1명, 많게는 13명의 의원외교단을 꾸려 해외 출장을 갔다. 이들이 해외순방을 하며 쓴 예산은 총 38억3167만원이다. 의원 1명당 1733만원을 쓴 셈이다.

2017년 5월부터 8월 초까지 있었던 14차례에 걸친 해외출장 비용은 아직 정산중이어서 의원들이 1년동안 해외 출장으로 쓴 예산은 40억원을 넘길 전망이다.

의원들은 복지제도 시찰, 친선, 상호교류 협력 증진 등을 위해 해외 순방에 나섰으며 1인당 쓴 비용은 100만원대에서 2000만원까지 다양하다.

무소속인 김종훈 의원은 대만 이잉크(E-ink)사의 하이디스 테크놀로지 근로자 부당정리 해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지난해 12월 6일부터 이틀간 대만을 찾아 121만원을 썼다.

이동섭 국민의당 의원은 ‘올림픽 개최지 현장방문‘을 위해 2016년 8월18일~8월 24일 브라질을 방문하며 2027만원을 썼으며 바른정당의 김영우 의원은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과 관련 올해 3월 20일부터 닷새간 미국을 방문해 총 1807만원을 썼다.

이들의 의원외교단은 ‘국회의원외교활동등에관한규정’에 따라 활동이 끝난 20일 이내에 활동결과보고서를 서면으로 국회의장에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많게는 수천만원의 비용을 쓰고 내놓는 해외출장 결과보고서는 부실한 경우가 많다.

일부 의원외교단이 제출한 보고서는 ‘사진’, ‘보도자료’ ’상대국 카운터파트의 프로필‘ 등으로 채워지기도 한다. 특히 규정상 공개해야 되는 결과보고서 조차도 ‘국가안전보장ㆍ국방ㆍ통일ㆍ외교관계 등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할 우려될 경우’, 공개를 거부할 수 있다.

또한 국회보조금을 받는 국회스카우트연맹, 한일의원연맹 등 의원연맹 차원의 국외출장에 대해서는 개별보고서가 없고 연도별 사업실적에 포함해 보고돼 예산 사용내역을 곧바로 알기가 어렵다

법률소비자연맹의 홍금애 기획실장은 “해외순방은 국민 예산으로 가는 것인데, 1인당 1000만원이 넘는 비용을 어떻게 썼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고 했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이정미 팀장 역시“해외 출장 후 결과보고서가 의정활동에 어떻게 반영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고, 해외 출장 후 이에 대한 브리핑 등을 통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의원들이 해외 출장지로 가장 선호하는 곳은 유럽 지역으로 나타났다.총 72개 방문국 중 빈도수 상위 국가는 ▷일본 18회 ▷독일 10회 ▷스웨덴 9회 ▷러시아 9회 ▷영국 8회 ▷핀란드 7회 등으로 집계됐다. 상위권 10개국 중 유럽 국가가 총 7개를 차지했고 나머지는 미국과 일본, 러시아 등이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최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배치를 두고 우리나라와 첨예한 갈등을 벌이고 있는 중국 방문은 고작 3회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4월 20대 총선 전부터 국내 시민단체들이 총선 후보자들에게 사드 배치 찬반에 대한 공개 질의서를 보낼 만큼 이미 오래 전부터 주요 이슈였다.

자료에 기록된 3회 방문도 ▷법사위 해외사찰 ▷외통위 UN선언 채택 세미나 ▷교문위 동북3성 독립운동 유적지 답사 등으로 국방 문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었다.

조사 기간 동안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총 7회로 국회의원 중 가장 많은 해외 출장을 기록했다. 이어 이혜훈 바른정당, 이찬열 국민의당, 이재정·박영선 민주당, 김석기 한국당 의원이 각각 6번의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송 의원은 한국당 비례대표 출신으로 제20대 국회 전반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박병국ㆍ이정주 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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