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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김구라가 관찰예능 시대를 돌파하는 방법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요즘은 관찰예능 시대다. ‘삼시세끼’ ‘비긴어게인‘ ‘효리네민박‘ ‘윤식당’ 등 관찰예능의 위력이 만만치 않다.

관찰예능은 관점(반응)을 보는 예능이다. 엄청나고 특별하고 기이하고 색다른 관점보다는 문화 차이와 같은 새로운 관점을 보는 게 더 큰 흥미를 유발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와 다른 문화를 가진 외국인의 활용도는 점점 높아진다.

‘윤식당‘과 ‘비긴어게인’은 외국에 나가 우리가 하는 것에 대한 외국인의 반응을 보는 것이다. 한국에 처음 와본 외국인 친구들의 한국여행에 대한 리얼한 반응을 보는 MBC에브리원 예능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의 시청률 올라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만간 지상파로 올라올 것 같다. 다니엘의 독일 친구들이 이태원 등에서 겪는 문화 차이, 이에 대한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맛’이 있다.


이와 동시에 정통 토크쇼 등 실내예능의 MC들은 갈수록 주목도가 떨어지고 있다. 관찰예능 시대 이전에는 스타MC(메인 MC)가 모든 걸 다하며 예능 트렌드를 주도했다.

유재석은 리얼 버라이어티(무한도전)와 토크쇼(놀러와, 해피투게더) 모두를 잘했고, 큰 반응을 이끌어냈다. 만능예능인 시대다.

지금은 그럴 수 없다. 잘 하는 것만 해야 하는 시대다. 토크쇼 MC의 주목도와 존재감은 많이 낮아졌다. 신동엽, 전현무, 김구라 등은 여전히 수많은 프로그램을 하고있지만, 예전만큼의 파급도와 주목도를 이끌어내지 못한다.

김구라는 스스로가 야외예능보다는 실내예능이 더 잘 맞다고 얘기한다. 리얼리티물인 ‘4남1녀’를 하기도 했지만 거의 대부분은 실내 토크쇼 또는 토크 버라이어티에 출연하고 있다. 리얼리티라고 말을 막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김구라가 그런 것이 캐릭터처럼 보일 때는 괜찮지만, 그것이 진짜 처럼 보일 때는 좀 뭐할 때가 있다.

하지만 김구라는 관찰카메라 시대에 관찰예능에 적응할 게 아니라, 특화하면 된다. 잘하는 것만 해야 하는 시대에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프로그램에 나서기보다는 특유의 ‘말빨’을 활용해 특화하면 된다는 얘기다. 관찰예능을 잘 할 필요가 없다.

김구라는 토크쇼의 새로운 영역을 열어가면 된다. 가령, 교양적인 것을 접목한 ‘썰전’ MC를 하는 것은 김구라의 특화된 영역이다. ‘알쓸신잡’의 또 다른 버전이 만들어진다면 김구라가 욕심낼 수 있는 자리다. 김구라가 여느 예능 MC들이 진행할 만한 그런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는 별 효과를 못보고 있다.

김구라는 토크쇼인 ‘라디오스타‘나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서도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만들어내 일반적인 토크쇼와 다르게 보이게 한다. ‘라스‘에서는 윤종신과, ‘동상이몽2’에서는 서장훈과 티격태격, 물고물리는 리얼 토크를 벌여 자신의 토크를 특화시킨다.

‘라스’는 질문 등 대본 플레이에서 시작하지만, 예측불가능한 엉뚱한 토크가 튀어나와 리얼리티성을 강화시킨다. 그것이 김구라의 힘이다. 그래서 프로그램도 오래간다. ‘라스‘는 질문과 대답에 MC들의 예능적인 멘트 한마디를 꽂아넣는 정통적인 토크쇼가 아니라, 게스트를 놓고 MC들끼리 치고받아(물어뜯는), 게스트의 리얼한 반응을 보는 프로그램이다.

이런 것은 김구라가 관찰예능이 범람하는 시대에도 살아남는 비결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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