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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우커 빠진’ 면세업계…“땅파서 장사했다”
-‘中 보따리상’이 그 빈자리 메워줘
-다만 매출 올려줘도 실적 도움안돼
-2분기 나빴던 업계, 3분기도 먹구름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지난 7월 면세점업계가 받아든 ‘의외의 성적표’. 그 이면에는 ‘따이공(帶工ㆍ보따리상)’이 있었다. 한국을 찾는 요우커(중국인 관광객)가 감소한 상황에서도 면세점업계의 전체 매출액은 크게 증가했는데, 이는 명품 유치를 노리는 면세점업계가 표면적인 실적인 매출액 유지를 위해 따이공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며 유치에 활발하게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24일 면세점업계와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면세점업계의 전체 매출액은 9조82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달(9조536억원) 대비 8.5% 증가했다. 매출을 견인한 것은 외국인 관광객이었다. 외국인 관광객 매출은 6조9371억원, 전년대비 8.8% 올랐다. 

[사진설명=요우커 감소에도 매출이 크게 오른 면세점업계 실적의 비결에는 따이공이 있다. 하지만 실적에는 별로도움이 되지 못한다. 한적한 모습의 한 시내면세점 모습]

중국 정부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에도 매출액이 되레 오른 모습이다. 같은기간 면세점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56.1% 감소(241만3011명→105만9565명)하며 매출액의 신장세와 대조적인 양상을 보였다.

이는 따이공을 빼놓고선 설명이 불가능하다. 요우커가 감소하면서 한국을 찾는 일본ㆍ동남아시아 관광객이 늘어났지만, 이들이 면세점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외국인 평균 객단가를 591달러 수준으로 추정하는데, 일본인 관광객은 200달러 남짓, 동남아 관광객은 200달러 아래고, 요우커는 800달러를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우커 자리를 메꾼 일본ㆍ동남아시아 관광객들이 면세점 매출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없다는 의미다.

한 면세점업계 관계자도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규 면세점들이 명품 유치를 위해 따이공들에게 많은 인센티브를 주면서 유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7월 실적이 좋아진 것도 여기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귀띔했다.

해외 여행사를 통해 모집된 따이공들은 중소ㆍ중견면세점부터 시작해 대기업 면세점까지 전체 시내면세점을 돌며 구매 한도에 맞춰 상품을 구매한다. 일선 면세점에는 여권을 찍으면 따이공임이 확인되고, 업체들은 이들에게 페이백(상품권, 현금 등) 혜택을 제공한다. 

[표=지난해 7월과 비교한 올해 7월의 면세점업계 전체실적. 제공=한국면세점협회]

롯데와 신라 등 기존면세점들은 판매금액의 15% 가량, 신규면세점은 20~30%가 할인혜택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중소ㆍ중견 면세점에서는 따이공이 방문하면 상품 판매금액의 50% 가까운 혜택을 제공한다. 일부 시내면세점의 경우 따이공의 매출비중이 전체 매출액의 80~90%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따이공들에게 제공한 혜택은 고스란히 적자로 남는다. 매출은 올리지만, 실적이 부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많게는 100억원 이상인 공항면세점 입점비용, 매출액에 따라 최대 1%에 달하는 시내면세점 특허수수료도 면세점업계에 악영향을 끼친다. 이에 면세점업계의 3분기 실적은 지난 2분기처럼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특허수수료도 올해부터 크게 오르고 공항 면세점 임대료 인하에도 관계가 요지부동으로 ‘NO’를 외치는 상황에서 면세점업체들은 하루하루 살얼음길을 걷고 있다”고 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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