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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출가스 조작’ 혐의 폭스바겐 사장 獨 도주…재판 장기 공전되나
-요하네스 타머 사장 또 불출석…“한국 안간다” 입장
-배출가스 미인증 차량 수입 혐의…공범 재판부터 진행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배출가스 조작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AVK)의 요하네스 타머(62) 총괄사장이 지난달 첫 재판에 이어 또 다시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지난 6월 독일로 출장을 떠난 타머 사장은 변호인을 통해 한국에 돌아오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재판부는 이날 공범(共犯)으로 기소된 피고인들의 재판부터 진행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 나상용)는 23일 오전 열린 박동훈 전 사장, AVK 법인 등의 2회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이날 타머 사장을 제외한 다른 피고인들의 재판을 진행하고, 오는 30일 타머 사장을 다시 부를 계획이다.

타머 사장은 배출가스와 소음인증을 받지 않은 차량 12만 대를 수입한 혐의 등으로 지난 1월 재판에 넘겨졌다. 첫 재판을 앞둔 지난 6월 나흘 일정으로 독일 출장을 떠난 그는 돌연 “돌아오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타머 사장의 변호인들도 모두 사임계를 냈다. 검찰이 지난 1월 해외 출장의 필요성을 고려해 출국정지를 풀어준 틈을 악용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재판부는 공범으로 기소된 박 전 사장과 AVK 법인 등의 재판을 분리해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공범들이 범행 책임을 타머 사장에게 미루는 상황이라 타머 사장이 출석하지 않고는 재판을 매듭짓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원은 타머 사장의 독일 내 소재지가 파악되는 대로 증인 소환장을 보내 자진 입국을 유도할 수 있다. 타머 사장이 소환장을 받고도 재판에 출석하지 않으면 구속 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 구속 영장을 발부받은 검찰이 독일 당국에 범죄인 인도 청구를 요청할 수 있지만, 독일 당국이 자국민을 순순히 넘겨줄지는 미지수다.

타머 사장이 범죄인 인도 요청에 소송으로 맞서며 ‘시간끌기’에 나설 수도 있다. 이 경우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여 기간 동안 타머 사장의 국내 인도가 정당한지 가리는 재판이 진행된다. 이른바‘이태원 살인사건’ 주범인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은 검찰의 범죄인 인도청구에 따라 지난 2011년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체포됐지만, 이에 반발해 법원에 인신보호 청원을 내면서 4년 만인 지난 2015년 9월에야 국내로 송환됐다.

타머 사장이 국내에 들어올때까지 재판은 장기 공전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타머 사장이 독일 내에서 공소장과 증인소환장을 받아볼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 그가 증인소환장 등을 받아볼 수 없는 상태라면, 법원은 소송촉진특례법에 따라 6개월 뒤부터는 피고인 출석없이 재판을 열고 판결을 선고할 수 있다. 그러나 공소장과 소환장을 받고도 법정 출석을 거부한다면 타머사장이 국내 송환될때까지 재판은 무기한 연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3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일본 극우인사 스즈키 노부유키 씨의 재판은 4년 6개월 째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법무부는 일본에 머무르고 있는 스즈키 씨의 신병을 인도해달라며 일본 정부에 사법 공조를 요청했지만, 일본 정부는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4월 이 사건의 공판 기일을 연기하며 다음 기일을 내년 4월 27일로 지정해놓은 상태다.

yea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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