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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태옥 “소득주도성장론은 거짓말”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가계소득을 새로운 성장 원천으로 활용하는 소득주도성장을 도모하겠다” 지난 22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반장식 대통령비서실 일자리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이 펼칠 경제정책을 이렇게 설명했다. 보수 야권이 보인 반응은 냉담했다.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정태옥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23일 헤럴드경제와 통화를 하면서 “수요를 중심으로 한 경제학을 소득주도성장인 마냥 거짓말을 했다”고 했다. 운영위에 출석한 장하성 정책실장이 주장한 ‘소득주도성장론 성공사례’에 대한 반박이다. 장 정책실장은 “1960년대부터 40년간 미국과 유럽이 보낸 ‘골든에이지(안정적 경제성장기)’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정부가 주도한 소득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고 했다.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보수 야권이 거짓말이라고 까지 평한 이유는 문재인 정부가 주도할 수요창출 전략이 사회복지성이라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대개 과거 미국이 경제불황을 탈출한 수단은 댐 건설과 같은 대규모 토목건설로 말미암은 수요 창출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이 대공황 탈출에 성공한 원인은 댐 건설과 국방비 지출이 만든 일자리 창출”라며 “복지지출은 상대적으로 이 효과가 낮다”고 했다.

정 대변인은 “차라리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한다고 하면 맞을 수 있겠다”며 “사회복지 정책은 고용승수가 현저히 낮다”고 했다. 고용승수는 투자증가에 따른 전체 고용증가 비율을 말한다. 국회 예산정책처 자료 중 2017~2020년 사회간접자본(SOC) 및 보건ㆍ복지 분야의 누적 고용승수를 보면 ‘사회복지’는 0.319인 반면, ‘국토 및 지역개발’은 0.770으로 두 배 이상 차이를 보인다.

소득주도성장론이라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강 교수는 “사회복지는 경제 성장을 위해서 하는 일이 아니다”며 “성장을 하다 보면 약자가 생기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인과관계가 틀렸다. 소득 상승은 경제성장으로 말미암은 결과이다”며 “소득을 올려서 경제성장을 하겠다는 것은 목적과 수단이 뒤바뀐 것”이라고 했다.

‘소득주도 분배 혹은 복지’라면 진솔한 말일 수도 있으나, 임금을 강제로 올려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는 가설은 ‘희망사항’일 뿐이란 주장이다. 강 교수는 “이론이 없는 주장이다 보니 ‘맞다, 틀리다’고 말할 수도 없다”며 “(경제상황이 제자리인 상태에서) 임금을 강제로 급속히 올리면 어떤 기업이 추가 일자리를 만들겠나”고 했다. 그는 “정말 소득주도성장론이 존재한다고 믿는다면 공무원 임금 30% 올려라”고 비판했다.

정 대변인은 장 정책실장이 기존 경제학과 대치되는 주장을 하는 이유에 대해 “주주자본주의 운동을 한 사회운동가이자, 상법을 가지고 놀던 경영학자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경제학을 조금만 공부해도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이야기를 한다”며 “운영위 답변에서 바닥을 느꼈다”고 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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