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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통가, 무슬림 ‘블루오션’ 급부상
무슬림 관광객, 지난해 비해 33% 늘어
가족 동반 ‘의료한류’ 바람 타자
기도실 마련등 유통업체 마케팅 본격화

최근 한반도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그 빈자리를 무슬림 관광객들이 대체하고 있다.

22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무슬림 관광객은 총 98만5858명으로 전년(74만861명)보다 33% 늘었다. 전체 방한 관광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5.3%), 2015년(5.6%), 2016년(5.7%) 등 매년 증가 추세다.

관광업계 큰 손으로 떠오른 무슬림들 중 상당수는 의료 관광을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이들은 치료를 위해 가족과 함께 장기간 한국에 체류하며 관광ㆍ쇼핑ㆍ숙박 등에 상당한 돈을 지출한다. 

롯데백화점은 유통업계 최초로 백화점을 방문하는 무슬림 관광객들을 위해 잠실점 에비뉴엘에 ‘무슬림 기도실’을 설치하고 본격적인 무슬림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무슬림 관광객들이 라운지에서 다과를 즐기고 있다. [제공=롯데백화점]

중동 환자들이 국내 병원을 찾기 시작한 건 2000년대 후반 한국 의료기술의 전문성과 안전성이 알려지면서다.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의료 인프라와 시스템을 바탕으로 신속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른 나라에 비해 비용도 합리적이다.

특히 2011년 아랍에미리트(UAE)가 한국을 방문하는 자국 환자들에게 의료비를 지원하기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환자 유입이 늘었다. 쿠웨이트도 지난해 5월 보건복지부와 정부 간 환자송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의료한류’에 가속도가 붙었다.

의료계 뿐 아니라 유통업계에서 무슬림에 주목하는 것은 연평균 11.9%씩 성장하는 엄청난 구매력 때문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2015년 발표한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 보고서’ 등에 따르면 방한 의료관광객 중 1인당 진료비가 가장 높은 것은 아랍에미리트(UAE)다.

이들이 1인당 지출한 진료비 총액은 전체의 6.6%(443억원)에 불과하지만, 1인당 평균 진료비는 1503만원으로 전체 외국인 의료관광객 평균(225만원)보다 6배 가까이 많다.

중동 환자는 의료비만 많이 쓰는 게 아니다. 중동 환자 중 절반 이상은 배우자나 자녀 등 2명 이상과 동행한다. 10명 중 6명은 국내에 한달 이상 체류한다. 환자 1명을 유치해도 그와 함께 오는 가족들이 한국에서 쓰고 가는 돈이 만만치 않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유통업계는 중동 환자를 유치하려는 국내 대형병원의 흐름을 따라가며 ‘중동고객 마케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미 서울성모병원과 서울대병원에는 카펫, 코란, 나침반 등이 갖춰진 이슬람 기도실이 설치돼 있다.

롯데백화점도 최근 잠실점 에비뉴엘에 무슬림 기도실 마련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무슬림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롯데백화점에서 구매한 무슬림 관광객의 매출 신장률은 2016년 1.3%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아진 12.5%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올해 하반기에도 무슬림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할랄레스토랑위크’ 기간(9월~10월)에는 한국관광공사와 협업해 백화점 방문고객에게 감사품을 증정하고 하반기 내에 할랄 인증을 받은 식품, 화장품을 연계한 프로모션도 계획 중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사드 배치 이전 유통업계는 중국인 관광객에 주력했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한국이 무슬림 관광객에게 의료 관광으로 유명한만큼, 이에 맞춰 글로벌 마케팅이 다변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박로명 기자/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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