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고속터미널 지하상가 “출입문 없애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
-고속터미널역 8번 출구 시설 존폐 두고 ‘잡음’
-엔터식스ㆍ고투몰 “없어야 방문객 편의ㆍ상권 활성화”
-서울시설공단 “유동인구 변화로 대기질 악화 우려”


[헤럴드경제=한지숙ㆍ이원율 기자] 서울 강남 고속터미널 지하상가에서 ‘문’ 하나를 두고 상가 운영사와 상가관리ㆍ감독 주체인 시설공단 사이에 잡음이 일고 있다.

지난 21일 서초구 신반포로 지하에 면적 3만1566㎡ 규모에 620개 상가가 자리한 강남터미널 상가. 지하철 8번 출구 쪽으로 높이 2.6m, 폭 1.8m, 유리문 4개짜리의 출입시설(G7번)이 지하상가와 복합쇼핑몰 엔터식스를 가르고 있다. 지하철역을 빠져 나온 몇몇 시민들은 이 문을 열고 엔터식스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사진=서울 지하철 3ㆍ7ㆍ9호선 고속터미널역 8번 출구 쪽에 있는 지하상가 출입시설(G7번)을 통해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이 문은 지난 2012년 6월 지하상가 리모델링 당시 시설관리공단 영역과 교통공사(당시 서울메트로) 영역을 구분하기 위해 설치됐다

이후 엔터식스가 지하철1~8호선을 운영하는 교통공사와 10년간 임차 계약을 맺고 지난 1월 문 열었다. 공단 영역은 ‘고투몰’이 운영권을 위탁받아 운영 중이다.

고투몰과 엔터식스의 말을 종합하면 양사는 지난 4월 상생협약 자리에서 이 문을 없애는데 합의했다. 문이 사라지면 시야가 탁 트이고, 방문객도 두 지하상가를 보다 쉽게 오갈 수 있어 상권이 더 활성화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문을 없앤 후엔 엔터식스 지하상가에 고투몰의 위치를 알려주는 표지판을 세우는 구상도 함께 세웠다.

이후 양 사는 공단 측에 문 철거를 건의했지만, 공단은 실내 공기질 악화를 이유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22일 “공기 질 악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는 공기 보다 무거워서 아래로 가라 앉는다”며 “시설이 사라지면 더 낮은 곳에 있는 고투몰로 이산화탄소가 몰리게 돼 일대 공기질이 급속도로 나빠진다”고 우려했다.

실제 지하상가의 천정면은 엔터식스의 바닥면과 비슷한 높이다. 문을 없애면 이산화탄소(CO2), 일산화탄소(CO) 등 비중이 무거운 유해물질은 엔터식스에서 지하상가 쪽으로 흘러 내려온다는 얘기다.

[사진=서울 지하철 3ㆍ7ㆍ9호선 고속터미널역 8번 출구 쪽에 있는 지하상가 출입시설(G7번)을 통해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다만 시설공단이 매해 실시하는 지하상가의 실내 공기질 측정 결과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강남터미널 상가 4곳에서 측정한 미세먼지(PM10),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라돈(Rn) 등 주요 시험항목은 여유롭게 기준치 이하였다. 측정 지점 중 출입구 8번과 가까운 지점에서 CO2 농도는 642ppm으로 1000ppm 보다 낮았다. CO는 0.9로 기준(9)을 훨씬 밑돌았다.

공단 관계자는 “특히 CO, CO2는 외부공기를 유입시켜야 농도가 희석 되는데, 냉난방 시스템을 가동하는 여름ㆍ겨울에는 내부공기로만 순환하므로 실내 공기질은 더 나빠질 수 밖에 없다”며 “이는 이론적,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라고 했다.

하지만 양 사는 아직 완전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고투몰 관계자는 “납득할 수 있는 데이터를 기다리고 있다”며 “아직 (시설 철거는)추진 중인 상황”이라고 말해 계속 추진 의지를 보였다.

/js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