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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충제 계란 낳은 닭들은 다이어트 중?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가에서도 살충제 계란이 발견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계란 포비아’가 확산되고 있다. 그렇다면 살충제 계란을 낳는 닭은 어떻게 될까. 구제역 등이 발생할 경우 감염된 닭은 살처분 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닭의 경우는 다르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살충제 계란을 낳은 닭에 대한 살처분 계획은 없으며 문제가 되는 계란은 전량 수거해 폐기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즉, 살충제 계란을 낳은 전력이 있는 닭들은 계속해서 알을 낳게 된다는 것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남태헌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장은“반감기를 서너 차례 거치고 나면 닭 안의 살충제 성분이 0에 가깝게 된다”라며 “이 시기를 지나면 산란 적정기에 있는 닭이 생산한 계란은 괜찮다”라고 말했다. 반감기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문제가 되는 요소가 체내에 절반만 남는 기간을 뜻한다. 살충제 성분으로 분류된 피프로닐과 비펜트린의 반감기는 짧게는 2일, 길게는 일주일이다.

충북 음성군의 한 농장도 닭 모이를 줄여 다이어트 시키면서 살충제 성분을 빼내는 방법을 시행하는 데 한창이다. 전문 용어로 환우(換羽). 약 2주간 먹을 물은 주지만 사료를 사흘에 한 번꼴로 공급하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당장 알을 낳는 양이 줄고 묵은 깃털이 빠진다. 어차피 폐기해야 할 계란의 생산량을 줄이면서 닭 체내에 축적된 살충제 성분을 없앨 수 있다.

해외에서도 국내당국과 마찬가지의 대처 방식을 하고 있다. AFP통신이 인터뷰 한 네덜란드 유기농가 단체 대변인은 “닭은 보통 낮 햇빛 양이 줄어들기 시작하는 가을께 털이 빠지면서 지방도 함께 줄어든다”라며 “살충제는 닭의 지방층에 쌓인다. 지방을 줄이면 살충제도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 네덜란드 농장주들은 이 방법을 착안해 닭 축사 환경도 어둡게 바꿔주며 관리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농림부는 살충제 성분이 닭 몸 속에서 분변 등을 통해 자연스레 빠져나가기 때문에 시차를 두고 재검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계란을 출하하는 마지막 시점까지 검사해 농약이 안 나왔을 때만 출하를 허용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학계 전문가는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는다는 게 증명될 때까지 정부가 철저히 관리하는 한편 친환경 농약 등을 개발하는 데 투자를 늘리고 그 성과를 민간에 보급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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