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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뀐 계좌로 거래대금 보내라” 무역사기 당한 다국적 제약회사
-경찰 “중국 계좌로 추정”…국제 공조수사 요청
-이메일 무역사기 매년 급증…업체들 속수무책


[헤럴드경제=이현정ㆍ유오상 기자] 다국적 제약회사인 페링제약의 한국지사가 이메일 무역사기를 당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21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말 이메일 무역사기를 당했다는 한국페링제약의 신고를 접수하고 국제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페링제약은 수십년의 전통을 가진 다국적 제약회사로 현재 비뇨기과, 산부인과 등의 약물을 제조하며 50개국에 지사를 둔 거대 기업이다.


한국지사 측은 얼마전 본사로부터 “거래 계좌가 바뀌었다”며 새로운 거래 계좌로 물품 대금을 보내라는 이메일을 받았다. 본사 측으로부터 온 이메일이었기 때문에 지사 측은 아무런 의심도 없이 물품 대금을 보냈다. 물품 대금을 보낸 후에도 지사 측은 본사 측과 이메일로 거래대금과 관련한 논의도 했다.

그러나 지사 측은 수천만원의 물품 대금이 본사와 무관한 계좌로 빠져나간 것을 뒤늦게 파악했다.

경찰은 해외 무역사기단이 살포한 무차별 피싱 프로그램에 업체가 무방비로 당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회사 측 서버에 악성 코드를 심어 놓은 해외 해킹범이 장기간 이메일 내용을 파악한 다음 본사로 가장해 지사 측과 거래대금과 관련해 이메일을 주고 받은 것이다.

경찰은 피해를 입은 지사 측의 조사를 마친 후 인터폴에 국제 공조수사를 요청을 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 쪽으로 거래대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판단돼 중국 사정기관에 국제 공조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거래 당사자간 이메일과 계좌를 해킹해 범행용 계좌로 입금을 유도하는 이메일 무역사기는 매년 급증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이메일 해킹을 통한 무역사기 피해건수는 지난 2013년 44건, 2014년 71건, 2015년 150여건으로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그러나 외국에서 발송된 메일로 범행이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범인 검거가 쉽지 않다. 국제 수사공조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지만 국가에 따라 공조가 원활하지 않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의류 수출업체인 주식회사 뉴엠도 지난달 비슷한 수법의 무역사기를 당했지만 범인 검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 방배경찰서에 따르면 뉴엠은 최근 거래 계좌가 바뀌었다는 본사 측의 이메일을 받고 수천만원을 새로운 계좌로 보냈지만 이메일 무역사기였음을 뒤늦게 확인했다.

유럽 국가로 수천만원의 거래 대금이 빠져나간 것을 확인한 경찰은 국제 공조수사를 요청을 한 상태지만 범인이 특정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와 거래하는 업체들이 이메일 무역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거래 계좌가 바뀌었다는 이메일을 받으면 반드시 해외 거래업체와 전화로 확인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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