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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지 파동’ 불똥…포장업계‘도산’그늘
국내 폐지가격 1년새 60% 급등
수급 불안에 원지 가동률도 최악
‘수급난→가동중지→도산’ 악순환 우려


고지가격이 최근 폭등하면서 국내 포장용지 산업이 몸살을 앓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고지가격은 지난해 1/4분기 t당 14만원에서 올해 8월 현재 22만원으로 10개월 새 58.2% 급등했다.

지난해 3분기 14만5000원, 4분기 17만원에서 올 1분기 19만5000원, 2분기 20만5000원으로 매분기 오르고 있다. 이마저 수급이 불안해 가격 상승세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골심지, 라이너지 등 골판지원지 업체들은 급기야 불량고지 사용에 따른 생산수율 하락으로 이중고를 겪는 중이다. 생산수율은 지난해 85%에서 현재는 70% 수준인 것으로 알려진다.

한 원지업체 관계자는 “원가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고지가격 폭등 및 수율 저하에 따른 원가 부담률이 전년 대비 70∼80% 상승해 원가압박이 심해지고 있다. 원료수급도 원활하지 않아 가동률도 최악인 상황”이라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의 고지가 폭등은 고지 수출이 늘어난 것과 불황으로 국내 고지 발생량이 줄어든 원인이 복합돼 있다.

특히, 고지 수출은 지난해 중국 위주에서 올해부터는 대만,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로 확대되면서 수출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2014년 46만t이던 고지 수출은 2015년 50만t, 올해는 60만t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중국 정부가 미분류폐지(Mixed Paper) 수입을 중단하고, 품질이 상대적으로 좋은 OCC(Old Corrugated Container·골판지상자 폐지) 고지만 수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 이에 따라 수출가격이 내수가격 보다 10∼15% 높아 고품질의 OCC는 중국으로, 미분류폐지는 동남아로 수출되고 있다.

한국 고지가 이처럼 대접을 받는 것은 80%에 이르는 높은 재활용률과 고지의 좋은 분류상태 때문. 중국과 동남아의 재활용률과 분류 정도는 우리나라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현지의 고지 발생량에도 불구하고 수급을 맞추지 못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급기야 국내 원지업체들은 가동률을 조절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택배상자나 라면상자 등 포장용지의 가격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골판지포장조합 관계자는 “그동안 원가절감 및 일부 단가 인상으로 대처해왔으나 지금은 고지가 인상 정도를 가늠할 수가 없다”며 “이런 원자재 수급난이 지속되면 가동률 조절에 이어 가동중지, 중소업체 도산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조문술 기자/freih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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