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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소수자 지지하던 아마존, 트랜스젠더 부부에 피소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미국 켄터키주에 거주하는 트랜스젠더 부부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아마존에 근무하는 1년여 간 성희롱과 폭력 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아마존이 그간 성 소수자 권리를 옹호하는 행보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사건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데인 레인과 알레그라 샤베 레인 부부는 켄터키주 코빙턴 지방법원에 아마존을 상대로 부당처우에 대한 소송을 냈다.

데인 레인(왼쪽)과 알레그라 샤베 레인 부부 [사진=AP]

레인 부부는 켄터키 주 북부에 위치한 아마존 물류창고에서 일하는 1년 동안 동료들로부터 지속적인 차별과 폭력,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상사에게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적절한 조처 대신 보복을 당했다고 부부는 밝혔다.

결국 레인 부부는 2014년 10월 아마존에 고용된지 1년여 만에 퇴사했다. 이들은 퇴사 2개월 전 미국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에 고용차별 진정서 제출 하기도 했다. 올해 초 EEOC는 부부의 주장 중 일부를 인정하면서 소송을 제기할 근거가 있다고 결론내렸다.

레인 부부가 승소하면 아마존은 배상금과 징벌적 손해배상 모두 부담해야 한다. 또한 법원 명령에 따라 트랜스젠더 직원을 존중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한다.

부부 측 변호사는 “아마존이 게이 및 트랜스젠더 권리를 강력하게 지지했던 기록이 있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더욱 주목할 만 하다”고 말했다.

트랜스젠더법적보호교육재단(Transgender Legal Defense & Education Fund) 전무이사 질리안 웨이스는 AP통신에 아마존이 과거 트랜스젠더 권리를 옹호하기 위해 다른 법원 사건에 개입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아마존 스튜디오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한 트랜스젠더 주인공의 TV 시리즈를 제작한 경험도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아마존은 “우리는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관행이 있다”며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한편, 샤베 레인은 소수자 권리를 중요시한다는 점 때문에 아마존에서 일자리를 찾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마존은 기업 정책에서 성적지향과 성정체성에 근거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샤베 레인은 AP통신과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는 안전하게 (아마존에)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악몽과 같았다. 나는 매일 그것이 ‘몰래카메라’였으면 좋겠다고, 누군가 튀어나와 ‘모두 농담이다’라고 말해주길 바랐다”고 말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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