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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려 청자기술, 원산지 중국 능가…진안서 ‘선진’ 가마 발견
벽돌가마터 그대로 진흙가마로 개선
인근 구슬-보석 생산터 강소주 눈길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전북 진안군 도통리 중평 청자요지(전라북도 기념물 제134호)에서 호남 지역 최대 규모의 청자 발생기에 제작된 ‘초기 청자’의 가마가 확인됐다.

이 가마는 초기엔 중국식 벽돌가마이었지만, 보다 좋은 품질의 청자를 생산할 수 있는 진흙가마로 개축한 첫 사례이다. 진흙가마는 중국보다 좋은 품질의 청자를 생산할 수 있는 우리만의 도요지 기술이다. '상감'청자는 진흙가마에서 나온다.


진안군은 최근 100여곳의 도요지가 확인되면서 고려부터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도자 문화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진안 도통리 일원에도 도통리 중평 청자요지를 비롯한 3곳의 초기 청자 가마가 1㎞ 내에 밀집되어 있다.

특히, 구슬 등 보석류를 생산했던 특수행정구역인 ‘강주소(岡珠所)’가 있었던 곳으로 추정돼 학계 관심이 커지고 있다.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의 허가를 받아 진안군(군수 이항로), 국립군산대학교박물관(관장 곽장근), 국립전주박물관(관장 김승희)이 공동 참여해 전북 진안군 성수면 백운면 내동산(887.8m) 줄기의 서북쪽 기슭 도통리 중평 청자요지를 3년간 발굴조사한 결과 이같이 사실을 밝혀냈다.

이곳에서 초기 청자를 생산했던 가마 2기가 확인됐고, 다양한 종류의 초기 청자와 요도구(窯道具) 등이 출토돼 호남 지역에 가장 이른 시기의 청자 생산유적으로 밝혀졌다.

군산대 박물관의 조명일 박사는 “요지가 만들어진 시점은 10세기로 국내 청자기술 도입기에 지어진 용인서리 도요지, 시흥 광산 대요와 비슷하다”면서 “용인과 시흥은 벽돌가마만 쓰다가 나중에 별도의 진흙가마를 만들어 청자 생산 기술을 발전시켰지만, 도통리 청자요지는 원래 쓰던 것을 계속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개축을 거쳐 진흙가마로 바꾼 것이 확인된 국내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5호16국 시대의 청자 기술이 우리나라에 전파됐지만, 고려의 장인들은 이 기술을 개선해 세계 최소의 청자생산기술을 보유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공개된 고창 용계리 청자요지의 가마터에서 나온 ‘초기 청가’ 가마(약 38m)보다도 약 5m 가량 커 호남 최대 규모의 ‘초기 청자’ 가마로 확인됐다.

가마 주변에 있는 대규모 폐기장에서는 한국식 해무리굽완, 잔, 잔받침, 주전자, 꽃무늬 접시 등 다양한 초기 청자와 다량의 벽돌, 갑발(匣鉢) 등 요도구들이 출토되었다. 갑발은 도자기를 구울 때 담는 큰 그릇이다.

특히, ‘大’자 명 등의 명문이 새겨진 청자와 벽돌가마의 불창(가마 안을 보는 구멍)으로 추정되는 벽체, 용도 미상의 요도구 등은 앞으로 초기 청자 가마의 구조와 성격을 파악하는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진안 도통리 중평 청자요지 발굴조사 성과는 10일 오후 2시에 발굴현장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이날 현장 설명회에서는 유적의 성격과 조성시기, 앞으로의 보존과 활용방안 등에 대해 관련 전문가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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