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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리스크에 발목 잡힌 코스피, 다시 비상 할까?
- 9거래일 中 세 차례 1% 이상 하락, 외국인 4주째 팔자
- 상승 피로감ㆍ北리스크 등 복합적 영향 분석
- 증시 펀더멘탈은 여전히 견고, 상승장 전환에 무게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북한 리스크가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단기적인 차익실현에 그칠 것이라 예측했던 외국인의 ‘셀(Sell) 코리아’가 북한 리스크를 만나 한 달째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증시의 펀더멘탈은 여전히 견고해 지정학적 리스크가 잠잠해질 때 코스피가 다시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불과 9거래일 동안 세 차례 1%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올해 1% 이상 하락한 날은 단 5일뿐이지만 그 중 3일이 최근 2주 사이에 집중됐다. 그간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한 지수는 지난 6월 21일 이후 한 달 반 만에 2370선 아래로 밀려났다.


올 들어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한 지난달 28일을 포함해 1% 이상 하락한 이달 3일과 9일 모두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7월 셋째 주부터 시작된 외국인의 팔자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차익실현을 목적으로 시작된 매도세가 북핵 리스크를 만나 장기화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지난달 28일 미사일 시험발사를 시작으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채택, 미국과 북한 간 맞불 경고까지 한반도에 빠르게 긴장감이 형성되며 ‘8월 위기설’이 대두됐다. 지난 9일 코스피가 장중 2366.33까지 하락하며 증권사들이 예측한 8월 코스피 밴드 하단 평균치(2354포인트ㆍ최저값 제외)에 바짝 다가서자 결국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가 상승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북한 모두 군사적 행동을 취할 가능성은 낮지만 단기간 내 갈등 구도가 해결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오는 21일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까지 예정돼 있어 북한 리스크가 코스피 약세 분위기에 부담을 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현재 하락세를 지정학적 리스크로만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6년 9월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코스피가 1% 이상 하락한 경우는 지난 10년간 없었다. 2010년 연평도 포격 때도 코스피가 0.79% 하락하는 데 그쳤고, 같은 해 천안함 침몰 사건이 발생한 당일에는 오히려 0.55% 올랐다.

북한 리스크와 함께 상승 피로감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 등이 복합적으로 투자자들의 심리에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7월 중순부터 미국 기술주들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한국 IT주에 대한 차익실현 심리 커졌다”며 “지난주부터 빠르게 불거진 북한 리스크가 매도세에 부채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차익실현은 IT업종에 집중됐다.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9일까지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삼성전자로 이 기간 무려 1조510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 밖에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가 외국인 순매도 상위 5개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8.48% 하락, 코스피 업종 가운데 가장 큰 내림세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사흘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기전자 업종을 매도한 탓이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관심이 IT에서 철강, 화학 등 시클리컬(경기순환업종)로 옮겨갔다”며 “IT업종의 상승 피로감과 함께 금리 상승 분위기가 IT, 바이오 등 성장주의 평가절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존에 코스피 상승을 지지해왔던 실적 전망치의 하향조정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가 추정한 올해 코스피 상장사(181곳) 영업이익은 181조4939억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0.3% 하향 조정됐다.

북한 리스크가 잠잠해지고 차익실현이 끝나는 대로 코스피가 다시 상승세를 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유동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IT사이클이 유효해 정세가 조용해지면 코스피 레벨업이 다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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