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 8일 오찬모임...일부 의원들은 탈당도 공개 거론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국민의당이 격랑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면서다. 당은 이미 분열양상이다. 노선 갈등이 예상되고 탈당 움직임도 있다. 안 전 대표의 출마 선언이 ‘탈호남’ 선언이자 지방선거를 앞둔 정계개편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 자체가 사라질 것 같다는 위기감이 엄습하고, 절망과 체념이 당을 휩싸고 있다”며, “당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당대표 선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동교동계는 안 전 대표가 출마 의사를 접지 않을 경우 탈당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들은 오는 8일 오찬 모임을 갖고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박양수 전 의원은 통화에서 “후보 등록일이 10일부터니 아직 시간이 있다”며 “출마를 못하도록 만류할 것이다. 그래도 안할 경우 민주당 측과 접촉 할 것”이라고 했다.
거취 고민에 들어간 일부 현역의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주홍 의원은 통화에서 “안 전 대표의 출마는 어이없는 일이다. 당을 갈등과 분열 속으로 밀어 넣는 일”이라며 “호남의 현역의원 1명이, 탈당을 해 무소속으로 남겠다는 말을 했다“고 했다. 황 의원도10일전까지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만류하겠다고 했다.
출마선언이 있기 전에는 당내 의원 12명은 출마를 반대하는 공동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가 이같은 호남 출신 의원들의 반발을 예상하고도 출마를 선언한데는 창당부터 이어져온 ’호남중진’ VS ‘친안철수계(새정치)’간의 갈등 구도를 이번에 매듭짓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도 있다.
안 전 대표는 출마선언문에서 “ 외연을 넓혀서 전국정당으로 우뚝 서겠다”고 밝혔다. 또 극중주의를 언급하며, “좌우 이념에 경도되지 않고 실제로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일에 매진하는 것”이라고 했다. 모두 노선이 다른 천정배, 정동영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다. 안 전 대표의 출마를 지지한 이언주 의원은 통화에서 ”그간 우리당이 호남색이 강했는데 안 전 대표의 국민의당은 호남색이 빠질 것”이라고 했다.
특히 지난 대선을 통해 안 전 대표가 ‘호남당’ 이미지가 국민의당에 도움이 안됐다는 판단을 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일부안철수 계 인사는 호남에서 압도적인 의석수를 가지고도, 지난 대선에서 호남지지율이 낮게 나온 것에 대해 호남중진 의원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안 전 대표측 일부 인사들은 일부가 탈당하겠다고 엄포를 놔도, 결국은 갈곳이 없이 국민의당에 남아 안 전 대표를 따를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안 전 대표의 출마선언으로 정계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미 바른정당, 국민의당 일부 초선 의원들은 정책연대를 추진중에 있다. 이 의원은 ”안 전 대표가 되면 외연은 더 넓어질 것“이라며 ”바른정당 뿐 아니라, 민주당 일부에서도 국민의당과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초선 의원은 ”정동영, 천정배 의원이 되면 민주당과 함께 하려 할 것이고, 안철수 전 대표가 되면 바른정당과의 함께 하려고 할 것”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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