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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ㆍ美ㆍ日 ‘대북 제재ㆍ대화 병행론’ 재확인했지만…
-美 국무부 “北 갈 길 멀다” 대화론 일축
-대북 대화 조건 韓美 인식 차 여전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3일 미국, 일본의 안보 사령탑과 나눈 화상 회의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ㆍ대화 병행론’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미 국무부는 현지시간 3일 렉스 틸러슨 장관의 ‘대화론’ 언급에 대해 “북한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대북 대화 조건에 대한 한미 간 인식차는 여전히 먼 것이다.

정 실장은 이날 허버트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국장과 오후 9시부터 약 70분 동안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에 대한 3국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왼쪽)은 지난 3일 오후 9시부터 약 70분 동안 허버트 맥마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가운데),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국장(오른쪽)과 화상회의를 갖고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에 대한 3국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날 회의는 한미일 3국의 대통령 및 총리 안보 담당 최고책임자들의 화상 회의가 처음이라는 점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제재ㆍ대화 병행론’이 여전히 유효함을 재확인했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 세 사람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지하기 위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등을 통한 최대한의 압박을 강화하고 국제 사회의 일치된 제재와 압박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정 실장은 “최대한의 압박과 제재의 궁극적 목표는 북한을 대화로 유도하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으며, 맥마스터 보좌관과 야치 국장도 이에 동의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그러나 ‘대북 대화’에 대한 미국 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미 국무부는 최근 틸러슨 장관의 “어느 시점에 (북한과) 대화를 하고 싶다”는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자 진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북한과 대화하거나 협상을 고려하기까지 북한은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북한이 미국과 세계에 비핵화를 진지하게 시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어트 대변인은 또 “압박 작전은 여전히 세계 각국에 북한에 대한 레버리지(지렛대)를 행사하라고 요구하는 초기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아직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며, 대북 압박에 주력하는 미국의 대북 정책 기조가 변화하지 않았음을 확인한 것이다.

또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2일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과 직접 협상하는 건 올바른 전략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틸러슨 장관의 발언으로 ‘북미 협상론’ 의혹이 증폭되자 가능성을 차단한 것이다.

즉 압박을 통해 북한이 비핵화하도록 유도하고 대화한다는 원론적인 정책에는 한미일 3국이 동의하지만, 대북 대화의 전제 조건에 있어서는 한미 간 인식차가 여전히 거리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정부는 ‘베를린 구상’에 따라 남북 간 상호 적대 행위 중단,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지난달 군사당국회담과 적십자회담을 제의하는 등 북한과 대화의 문을 이미 열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3국 안보 사령탑의 화상 회의에 이어 문 대통령은 곧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직접 통화할 전망이다. 지난달 30일부터 여름휴가 중인 문 대통령은 청와대로 복귀하는 5일께 두 정상들과 통화할 계획이라고 청와대는 밝힌 바 있다.

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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