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도 8월1일부터 ‘유심 재활용’ 허용…LTE 유심 개당 8800원 - 교통카드ㆍ금융기록 없어야 유심 초기화 가능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8월부터 이동통신 3사 가입자 모두 휴대전화 유심(USIM, 개별가입자식별모듈)을 재활용 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유심 재사용을 허용하던 SK텔레콤, LG유플러스에 이어 KT가 지난 1일부터 유심 재활용 대열에 합류했다.
이에 따라 이용자들은 휴대전화를 살 때마다 유심을 매번 구입할 필요가 없어 개당 8800원 수준의 유심 구매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사는 소폭이지만 통신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1일부터 유심 사용 정책을 변경, 기간에 관계없이 해지된 유심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KT 이용자는 서비스 해지 후 6개월이 지나면 본인이 쓰던 유심이라도 재사용하지 못했다.
KT는 “그동안 개인정보보호에 더 우선순위를 두고 해지된 유심의 재활용을 막았으나, 소폭이나마 통신비 절감에 기여하고 고객 편의를 향상시키기 위해 재활용 할 수 있게 8월1일부터 정책을 바꿨다”고 말했다.
유심은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들의 식별 정보를 담고 있는 칩으로 일종의 모바일 신분증이다.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만큼, 구매비용이 사실상 가입비나 다름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통3사가 유통하는 LTE 유심은 8800원, 3G 유심은 5500원이다. 변재일 의원실(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통3사의 유심판매 매출은 7549억원이다.
이통3사 모두 해지된 유심을 재사용 하려면 초기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초기화는 유심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모두 지우는 것이다. 단, 분실 신고 된 유심이거나 모바일 교통카드 사용 기록, 금융거래 기록이 남았을 경우 초기화 할 수 없다. 금융기록은 민감한 개인정보기 때문에 통신사가 접근해 삭제할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재활용 할 수 있는 유심이 소수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부분의 카드사가 유심 기반 결제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앱) 등 비유심 기반 결제서비스를 혼용하고 있기 때문에 모바일 결제서비스가 일상화된 상황에서 사실상 재활용은 불가능에 가까운 것 아니냐는 얘기다. 실제 하나카드, 비씨카드 등 일부 카드사는 아직까지 유심 기반 결제서비스가 주력 서비스다.
또, 삼성페이 등 모바일페이 역시 서비스 자체는 유심과 관계없지만, 삼성페이 내 티머니 등 교통카드 기능을 사용하면 유심에 금융기록이 남게 돼 초기화가 불가능해진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유심 재활용의 경우 휴대전화 중고거래에서 가장 많이 이뤄지는데, 실제 유심에 금융기록이 남아있는 경우는 얼마 없다”며 “유심 재활용에 대한 별도 통계를 내지는 않지만, 휴대전화 중고거래가 활성화돼있는 상황이라 (유심 재활용 자체가) 드문 사례는 아니다”고 말했다.
단,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경우 본인이 쓰던 유심을 재사용하면 별도의 초기화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 반면, KT는 본인이 쓰던 유심이라도 초기화를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
KT 관계자는 “개인정보를 지우는 의미 외에도 개통 가능한 상태로 변경한다는 의미에서 본인이라도 반드시 초기화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