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재단비리로 폐교 수순을 밟고 있는 전북 남원 소재 서남대의 재학생들은 인근 대학 유사학과에 편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남대 의대생들은 전북대, 원광대 의대 등으로 옮겨가거나 다른 대학에 의대를 신설해주는 방안 등의 논의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서울시립대와 삼육대가 상반기 제출한 서남대 정상화 계획안(인수안)을 모두 반려하겠다고 2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서남대는 다른 학교에 인수되지 않고 폐교 수순을 밟게 됐다.

‘재단비리’ 서남대 폐교 눈앞…학생들은 어떻게?

교육부는 지난달 말 작성한 ‘학교법인 서남학원 및 서남대학교 정상화 관련 보고’ 문서에서 “서울시립대와 삼육학원의 (정상화) 방안은 각 대학의 의대 발전 방안에 불과하다”며 “사학비리로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없는 대학의 정상화를 위한 재정기여 방안이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앞서 삼육대는 서남학원 소속 한려대를 매각하고 옛 서남대 재단 측 이사들이 출연한 재산으로 설립자 교비 횡령액을 변제한 뒤, 의대를 포함한 서남대 남원캠퍼스를 삼육학원이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한려대 매각 대금을 횡령액 변제로 볼 수 없고, 추가 출연하겠다는 재산도 압류된 재산이라 문제가 있다고 결론내렸다.

서울시립대 측은 서남대 종전이사 측이 정상화에 나서고, 의대를 포함한 서남대 남원캠퍼스는 서울시립대가 인수하는 안을 내놨다.

이에 교육부는 횡령액을 보전하지 않고 종전이사 중심의 정상화를 추진하는 것은 재단비리를 겪은 학교를 살린다는 목적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수년간 이어진 정상화 시도가 모두 실패함에 따라 서남대에는 폐교 ‘옵션’만 남은 셈이 됐다.

서남대가 폐교되면 재학생들은 전공 등에 따라 인근 대학에 편입될 전망이다.

의대 정원은 전북대와 원광대 의대 등이 흡수하거나 다른 호남권 대학에 의대를 신설하는 방안 또한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의대 정원은 정부가 관리하고 있어 신설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인근 대학들은 이번 기회를 의대 신설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는 전언이 나온다.

지난 1991년 설립된 서남대는 설립자인 이홍하 전 이사장이 지난 2013년 교비 330억원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되고 이어진 정부의 대학구조조정 평가에서 연이어 낙제점을 받으면서 존폐 논란의 중심에 서왔다.

당시 이 전 이사장은 1993년 설립한 양남학원 소속 광양보건대와 1995년 설립한 서호학원 소속 한려대, 2003년 설립한 신경학원 소속 신경대 교비를 횡령한 혐의도 받았다. 횡령금액은 모두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남대는 2014년 교육부가 파견한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됐다. 이후 1주기 대학 구조개혁평가에서 최하위인 E등급을 받았다. 2014년부터 3년 연속 입학정원 5% 감축 조치를 당했고, 신입생 충원율이 50% 이하로 떨어져 폐교설이 나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