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효성 임명 후폭풍…보고서 채택 없이 4번째 임명 강행
- 野 “선전포고” 강력 반발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야권에서 ‘5대 비리 끝판왕’이라며 청문 보고서 채택에 반대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31일 임명됐다. 이로써 이 위원장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 이어 현 정부에서 인사청문 심사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이뤄진 네 번째 임명이다.

현 정부 들어 인사청문회 대상자 22명(11일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제외) 중에서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까지 포함해 국회에서 보고서 채택이 안 된 다섯 번째 사례가 됐다. 이들 중에서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자진사퇴했다.

이 위원장은 또 문재인 대통령이 전자결재로 임명한 세 번째 사례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독일 순방 중이던 지난달 6일과 독일에서 귀국한 당일인 11일 각각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과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을 전자결재로 임명한 바 있다.

방송통신위원장으로 내정되면서부터 야당 의원들의 반대에 직면했던 만큼 이 위원장이 임명되자 야권에서는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정재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이 후보자는 야당과 시민단체에서 여러 차례 부적격 입장을 밝혔듯이 ‘5대 비리 전관왕’이자 ‘직무 부적격자’에 해당한다”며 “(임명 강행으로)대통령은 스스로 ‘적폐 1호’의 오명을 기록하고야 말았다”고 비판했다.

전지명 바른정당 대변인도 “문재인 대통령은 스스로 천명한 5대 인사배제 원칙에 전부 해당되는 ‘비리 5관왕 후보’를 야당 반대에도 불구하고 임명 강행했다”며 “이는 국회청문회를 무력화시킨 행위로서 더 이상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구두논평을 발표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도 서면 논평에서 “야당의 부적격 의견을 또 다시 무시했다”면서 “문 대통령이 불통정치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 임명에 대해 야권이 일제히 반발하는 데는 명목상 개인 비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이면에는 이념 편향성에 따른 정부의 방송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기 때문이다.

한국당이 논평에서 “현 정부가 국민과 야당의 의견을 무시한 채 방송 언론을 장악하는데 성공했다”고 한 것은 방통위원장 인선이 방송과 언론에 미치는 영향력을 크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전 정부에서도 방통위원장의 영향력으로 인해 인선에 잡음이 불거진 바 있다. 최시중, 이경재 전 위원장 선임 당시 MB계, 친박계 인물로 분류돼 야당의 반대에 직면했다.

실제 이 위원장은 지난달 1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임기가 규정돼 있지만 방송의 공적 책임을 제대로 수행했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공영방송 사장 교체를 시사하는 발언을 해 야당 의원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았다.

야권에서는 ‘선전포고’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강경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어 이 위원장 임명에 따라 국회 파행이 다시 초래될지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추가경정예산, 정부조직법 등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한 현안이 있던 앞선 인사청문회와는 달리 휴가철을 맞아 정치적 파장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th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