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학점’ 빌미로 후원금 200만원 요구 연세대 강사
[헤럴드경제=이슈섹션] 부모가 준 용돈으로 생활하는 제자에게 학점을 빌미로 수백만 원의 후원금을 요구한 명문사학 강사의 부적절한 언행이 폭로됐다.

지난 27일 연세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에는 ‘교수가 수백만 원대 후원금을 요구했습니다’라는 제보 글과 휴대폰 문자 캡처 사진이 올라왔다. 제보자는 제보한 지 2주나 되었는데 안 올려 주셔서 한번 더 보냈다고 덧붙였다.


연세대학교에 재학 중인 글쓴이는 지난 학기에 1학점짜리 운동 수업을 들었는데 담당 교수(지위상 강사)가 학생 신분인 자신에게 후원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마지막 수업 시간에 평가를 보기로 했는데 비가 오는 바람에 휴강하게 됐고, 따로 공지를 받지 못해서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따로 공지가 없었고 기말고사 기간에는 수업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 기간에 평가를 했기 때문에 글쓴이는 학점을 받기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글쓴이는 담당 교수에(강사)게 전화를 걸었는데 “참작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다음날 교수(강사)는 글쓴이게 전화를 걸어 “내가 연구 후원금을 책정한 만큼 받아야 그만큼 지원금이 나온다”며 “조금만 도와줄 수 있냐”고 돈 이야기를 꺼냈다는 것이다.

글쓴이가 “얼마를 주면 되느냐”고 물으니 교수는 “200만원 정도 되겠니”라고 물었던 것.

글쓴이는 너무 황당해서 “지금 전 재산이 20만원 정도다. 어렵다”며 거절을 의사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후에도 해당 교수(강사)는 스팸 전화에 가까울 정도로 전화를 걸어왔다고 폭로했다.

아래는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 전문이다.

<교수가 수백만 원대 후원금을 요구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얼마 전 황당한 일을 겪어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자 합니다.

지난 학기 1학점짜리 운동 수업을 들었습니다. 마지막 수업 시간에 평가를 보기로 했었는데, 비가 오는 바람에 휴강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따로 공지를 받지 못하였고, 예전에 시험 후에 보강이 있겠다는 말이 기억나 당연히 시험기간에는 수업이 없겠거니 하고 나가지 않았습니다.

기말고사가 끝나는 주에 담당 교수님께 연락을 드렸더니 시험기간 중에 평가를 보고 종강했다는 답장이 왔습니다. 그 후 전화가 와 통화를 했고, 자신이 평가 날짜에 대해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불찰도 있고 성실히 수업에 참여했으니 그 부분에 대해 참작하시겠다 하고 통화가 끝났습니다.

다음날 또 한 번의 전화가 왔습니다. 무슨 일이지 하고 받았더니, 조금 망설이는 목소리로 뭔가를 도와줄 수 있겠냐고 했습니다.

정확히 무슨 말인지 완벽히 이해는 못했으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신이 연구 후원금을 책정한 만큼 받아야 그만큼 지원금이 나온다 뭐 이런 얘기였습니다. 그러더니 혹시 조금 도와줄 수 있느냐 자신이 2주 후에 다시 돈은 돌려주겠다고 했습니다.

굉장히 당황스러웠죠. 1대1로 통화를 하는 상황이다 보니 단칼에 거절하기가 어려워 얼마 정도 후원하면 도울 수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한 200정도 되겠니?” 라고 하더군요. 하도 어이가 없어서, “교수님 제가 학생이고 용돈 받아 생활하는 입장에 200이 어디 있겠습니까” 라고 말했더니 “그럼 150 정도면 가능하겠냐” 고 말하더라고요.

제정신인 사람이 아니다 싶어서 “저는 지금 있는 전 재산이 20만원 정도다, 어렵다” 라고 말하며 거절 의사를 표시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럼 20만원도 괜찮으니 우선 20만원을 보내주고, 다른 친구나 선배들 알아봐서 180을 빌려서 200을 채워달라” 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아는 선배도 없다고 했죠. “아니 꼭 선배가 아니고, 학교 사람만 말하는 건 아니잖아. 어디 잘 알아봐봐” 라고 하면서 이 과정에서 거짓말까지 하더군요. 같이 수업을 들었던 제 친한 선배는 이미 후원을 했다고. 카톡 한방이면 확인될 거짓말은 왜 하는지.. 대충 알아보겠다고 둘러대고 일단 전화를 끊었습니다.

통화한 당일 제가 일하는 중이었는데 그 후로 전화가 자꾸 오더군요. 전화받기 힘든 상황이라 그냥 안 받았습니다. 거의 스팸급으로 한번에 3-4통씩 오더라구요. 어려울것 같다고 문자를 보냈는데 그 후에도 계속해서 또 오고, 그날로부터 8-9일 정도 뒤에 마지막 전화가 왔었습니다.

참 시간이 지나고 다시 돌아봐도 황당하고 열받네요. 학생을 만만하게 보는 건지 뭔지.. 전임교수이던지 시간강사이던지를 떠나서 학생을 가르친다는 사람의 행동이 맞나 싶습니다. 학교 측에 문의를 해야 하나, 지인 중에 언론사 기자가 있는데 제보를 해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이렇게 대나무숲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말 화가 났던 것은 통화할 때 자신의 호칭을 ‘선배’라고 했던 것입니다. 20년 차이 나는 후배한테 그게 선배로서 할 짓인지, 떳떳하게 선배라고 말할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애들 가르칠 자격도 없고요.

onlinenew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