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비선실세 국정농단의 주범 최순실씨가 지난 26일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 뒤 아무 증언도 하지 않은 이유는 뭘 말하든 불리해진다는 딜레마 때문이다.
최순실씨는 지난 26일 증인 출석을 위해 딸 정유라씨의 증언 녹취록을 꼼꼼히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분석 결과 정유라 증언을 인정하면 자신에게 적용될 뇌물 혐의에 불리해지고, 정유라 증언을 부정하면 최순실과 정유라 중 한 명은 위증죄로 처벌을 받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
정유라씨는 지난 12일 이재용 삼성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엄마가 말을 내 것처럼 타라고 했다”, “말 세탁 직전, 엄마와 황성수 전 삼성 전무 등이 만났다” 등의 증언을 했다.
이 증언은 최순실씨와 이재용 부회장에게 불리한 증언이다. 만약 최순실씨가 이 증언에 대해 인정하면 자신에게 적용되는 뇌물 혐의가 짙어진다. 반대로 부인하면 딸이나 자신 중 한 명은 거짓말을 하는 셈이 된다.
결국 최씨는 이날 법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아무 증언도 하지 않았다. 결국 딸 정유라씨의 증언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