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삼청각 관리운영 민간위탁 적격자 심의위원회가 지난 21일 입찰 참가사 2개 컨소시엄에 대해 심의한 결과 모두 적격점수인 ‘70점’에 미달해 탈락했다. 시 관계자는 “사업에 대한 이해부족이 탈락 이유”이라고 말했다.
입찰에는 한식당 체인 진진바라와 가온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청각의 주 건물인 일화당. |
이번이 3번째 유찰이다. 시는 지난 10월부터 두차례 입찰을 시행했지만 두 차례 모두 진진바라 1개 컨소시엄만 참여해 관련 규정에 따라 유찰됐다.
시는 내심 호텔 등 규모있는 사업자가 삼청각 운영을 맡길 바라고 있지만, 식음료ㆍ유통 관련 업체들은 ‘김영란법’ 악재까지 더해져 수익성 악화 우려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입찰 재공고를 낼 지 결정되지 않았으며, 현재로선 마땅한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아 예산 조정 등 사업계획을 먼저 재검토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1970ㆍ80년대 ‘요정정치’의 무대이던 삼청각은 룸살롱 문화에 밀려 1990년대 중반 일반 음식점으로 바뀌었고 경영난에 1999년 문 닫았다. 민간건설사가 이를 인수해 고급빌라를 지으려 했지만 서울시가 2000년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면서 무산됐다. 이후 시가 2001년 사들여 시 산하 세종문화회관이 전통문화 공연장으로 활용하며 위탁 운영 중이다. 방문객 감소와 경영난을 겪던 중 지난해 세종문화회관 간부의 ‘갑질식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시는 내년 3월까지 삼청각 내 공연장인 일화당, 별채 5동을 42억6000만원을 들여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일화당은 한식당과 전통혼례, 공연을 볼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고, 청천당, 천추당, 취한당 등 별채 한옥을 보수 공사해 다도, 사찰음식 등 테마 체험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삼청각 운영을 민간에 맡겨, 한식문화를 알리는 관광 명소로 부활시키겠다는 게 박 시장의 구상이다.
하지만 애초 사업예산 110억원이 지난달 투자심사위원회에서 절반 이상 깎이고, 민간위탁사 선정이 거듭 유찰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