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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이 바뀐다는 것을 보여야 할 때”…문무일 검찰총장 취임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안 직접 언급은 피해
-12년 만에 호남 출신 검찰총장 2년 임기 시작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국민은 검찰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로 내부 비리, 정치적 중립성 미흡, 과잉수사, 반성하지 않는 자세를 꼽고 있다. 이제 검찰의 모습이 바뀐다는 것을 보여야 할 때다.”

문재인 정부 첫 검찰 수장인 문무일(56·사법연수원 18기) 신임 검찰총장은 25일 열린 취임식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문무일 신임 검찰총장. [사진제공=연합뉴스]

문 총장은 박상기(65) 법무부 장관과 함께 새 정부 역점사업인 검찰 개혁을 이뤄내야 하는 중책을 떠안고 2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이러한 분위기가 반영돼 취임식장에는 검찰 간부들이 도열해 총장에게 신고를 하는 관행도 자취를 감췄다. ‘법무부 탈 검찰화’ 방침에 따라 대검과 수도권 지역의 간부 등 94명만 참석했고, 법무부에서는 따로 사람이 오지 않았다.

문 총장은 ‘투명한 검찰’을 가장 먼저 강조했다. 그는 “수사 종결 후에도 필요하면 전 과정을 드러내보일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며 “기록 공개 범위를 전향적으로 확대해 불필요하게 제기되는 의심과 불편을 거둘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문 총장은 다만 검·경 수사권 조정이나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도입 등 직접적인 검찰 개혁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그는 오히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 검찰수사와 결정에는 검사만이 간여할 수 있다는 형사소송법의 원칙과 정신을 국민에게 자신있게 내보일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며 청와대의 검찰 권한 축소 방침과는 다소 거리가 먼 언급을 하기도 했다.

이날 문 총장이 취임사를 낭독하기 전에는 9분여 동안 검찰에 바라는 일반 시민과 법조계 인사들의 의견을 담은 동영상이 상영됐다. 의정부시장 상인 이월산 씨는 ”위만 보지 말고 아래를 좀 봐줬으면 좋겠다“고 했고, 고려대 로스쿨 학생 박민지 씨는 “수사에 있어 신속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가장 잘 아실 분들이 사건 처리를 미루는 모습을 보면서 ‘정치권과의 결합에 의한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실망도 했다”고 말했다. 동영상 상영 직후 문 총장은 “가슴 깊이 새기겠다”고 말했다.

광주제일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문 총장은 검찰 내에서 기획수사 분야에서 성과를 내며 ‘특수통’ 검사로 인정받았다. 2015년 고(故)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유서 한 장 만을 단서로 수사를 시작해 이완구 전 총리와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를 기소하기도 했다. 이날 문 총장의 취임으로 검찰은 2005년 김종빈 전 총장에 이후 12년 만에 호남 출신 수장이 조직을 이끌게 됐다.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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