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마른 장마 4년 만에 끝났지만…한반도 아열대화?
1일 강수량 300㎜넘는 현상 반복
평균기온 오르며 대기 수증기도↑


중부지방에 물폭탄을 내린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올해 장마는 4년만의 ‘장마다운 장마’로 기록됐다. 수년간 이어진 ‘마른 장마’ 기록이 멈추며 가뭄 해갈에 도움이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기후변화 때문일 수 있다는 분석도 함께 나왔다.

25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서울 지역의 누적 강수량은 481.4㎜를 기록했다. 평년 수준(305.8㎜)의 1.5배를 넘는 수치다. 같은 기간 강원 영서 지역은 545.3㎜의 강수량을 기록해 가장 많은 강수량을 보였다. 전국적으로도 282.9㎜를 기록해 평년 수준(288.9㎜)의 95%에 달했다. 지난 2014년부터 매년 반복되던 마른 장마가 사실상 끝난 셈이다.

보통 장마 기간에 중부지방의 평균 강수량은 366.4㎜다. 지난 2011년 중부지방의 장마철 강수량이 757.1㎜를 기록하는 등 폭우가 이어졌지만, 지난 2014년 장마철 강수량이 145.4㎜까지 떨어지면서 그동안 ‘마른 장마’가 유행했다. 지난 2015년에도 장마철 강수량은 평년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220.9㎜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태풍 네파탁의 영향으로 단기간에 많은 비가 내렸지만, 장마 기간 내내 전선이 소강상태를 보이며 마른 장마의 모습을 보였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올해 장마는 4년 만에 돌아온 장마다운 장마”라며 “장마철이라고 하더라도 일일 강수량이 300㎜를 넘기는 현상은 5년에 한 번 꼴로 나타날 정도로 희귀한 현상인데, 올해는 벌써 홍천과 청주 등에서 일일 강수량이 300㎜를 넘기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 센터장은 “마른 장마로 대변됐던 지난 몇 년과는 다른 양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올해 늘어난 강수량은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평균기온이 올라가면서 대기에 수증기가 많이 포함됐고, 덩달아 강수량도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반 센터장은 “온난화 현상이 계속되면서 대기 중에 수증기 비율도 덩달아 높아졌다”며 “이 때문에 장마철 강수량이 많이 늘어났는데,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에 집중호우 형식으로 내리는 강수패턴이 유독 심해진 것도 기후변화 때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기상청 관계자는 “중부지방에 물폭탄이 쏟아지는 동안 경남과 제주 지역의 강수량은 평년치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며 “태풍 등의 영향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이 중부 지방까지 올라가며 남부지방에는 장맛비 대신 폭염이 이어지는 현상이 올해 장마의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오랜만에 찾아온 장맛비에 이어 오는 8월에도 강수량은 역대 가장 적은 강수량을 기록했던 지난해에 비해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오는 8월에는 대기 불안정과 저기압의 영향으로 국지적으로 다소 많은 비가 내리겠다”며 “1973년 이래로 강수량이 가장 적었던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비가 많이 내려 평년 수준(274.9㎜)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