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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V는 직구하는데 ‘에어컨’은 안하는 이유는?
-‘외국 에어컨’ 한국같은 첨단기기 없어
-아마존서 100달러대지만, 설치 불편
-제습기ㆍ건조기는 시장 형성 미흡해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 직장인 마모(30ㆍ여) 씨는 최근 에어컨을 구매하려다 두 번 놀랐다고 했다. 한 양판점 홈페이지에 방문했다가 비싼 에어컨 가격에 혀를 내둘렀다. 원룸형 에어컨 가격이 100만원에 육박했다. 차마 구입할 수가 없었다. 혹시나마 저렴한 가격에 에어컨을 구입할 수 있을까해 직구몰을 뒤적이다가 다시 한번 놀랐다. 외국 사이트에서는 한국에서 판매하는 에어컨들은 찾을 수 없었다. TV에서나 보던 창문형 에어컨 밖에 없었다.

7~8월은 직구업계에는 비수기로 분류된다. 직구를 통해 주로 판매되는 제품은 TV와 휴대전화, 태블릿 등 첨단 용품이기 때문이다. 여름이면 습한 날씨 탓에 수요가 증가하는 에어컨과 제습기, 건조기 등 제품은 직구를 통해선 구입하지 않는다. 

업계에서 제습기와 건조기, 에어컨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가전제품으로 분류된다. 이에 TV와는 다르게 에어컨은 직구 시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상품이다. 소비자들이 가전양판점에서 에어컨을 살펴보고 있다.

직구 대행업체 몰테일이 집계한 지난해 매출에서 7월과 8월은 직구업계 성수기로 분류되는 11~2월과 비교했을 때 월별 매출액이 평균 28.7% 낮았다. 몰테일 관계자는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먼데이가 몰려있는 11월 가량이 가장 바쁠 때”라며 “상당수 판매가 TV에 몰려있다”고 귀띔했다.

업계에서 제습기와 건조기, 에어컨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가전제품으로 분류된다. 직구로 상품을 구입하려면 국내 판매가격과 해외판매가격이 달라 제품에 ‘프리미엄’이 붙어야 한다.

그런데 최근 판매가 늘어난 제습기와 건조기는 아직 프리미엄이 생길만큼 시장이 성장하지 못했다. 에어컨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첨단기기가 해외시장에서는 아직까지 크게 인기를 끌지 못하는 추세다.

실제 아마존과 알리바바 등 해외 사이트에서 판매되는 에어컨은 대부분이 창문형. 아마존 등 해외사이트에서 가격은 100달러 전후지만 설치가 번거롭고 출력도 한국 에어컨만 못해 구매량이 많지는 않다. 설치 역량을 갖춘 일부 소비자가 구입해서 쓰고 있을 뿐이다.
아마존에서 100달러 전후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콜드프론트 에어컨. 설치나 전압 조건 등 제약이 많은 편이다. [사진=아마존 갈무리]

직구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것 같은 첨단기기도 있지만 배송비를 포함하면 가격적인 메리트는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도 “한국에서 잘팔리는 스탠드나 시스템 에어컨은 우리나라에서만 판매된다”며 “에어컨은 설치가 쉽지 않은 것도 구매하지 않는 이유로 한몫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는 한국의 에어컨 시장이 세계 다른 곳보다 발달했다는 의미로 분석 가능하다. 한 가전양판점 관계자는 “습한 기후 탓에 에어컨 시장에서 첨단기기가 잘팔리는 곳은 동북아시아인 일본과 한국”이라며 “LG와 삼성이란 굴지의 가전업체의 ‘본진’격인 한국에선 더욱 에어컨 판매가 많다”고 했다.

올해는 습한 날씨 덕에 에어컨 판매가 더욱 많아졌다. 전자랜드에서는 지난 1일부터 16일까지 에어컨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전년동기대비 매출이 80% 증가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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