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주 기자]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이 24일 “이번 증세안은 정권 초반 국민 지지율이 높을 때 추진하자는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c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세수가 더 걷혀 한 해 쉬면서 증세에 대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자는 목소리도 있었다”면서 “그런데 막상 국정과제가 발표된 이후 재원 조달에 대해 언론에서 무슨 돈을 할거냐 등 말이 있어서 지지율이 높을 때 걷자는 의견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김진표 “증세, 국민 지지율 높을 때 추진하자는 의견 반영한 것”

이어 “(증세는)국민의 여론이 중요하다”며 “문재인 정부의 100대 과제와 재원 조달 방안 발표 후 당에서 증세에 대해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증세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인 것에 대해 “김 부총리도 당과 청와대의 충분한 의견을 받아서 조세개혁안을 만들겠다고 합의했다”며 “국정운영 5개년 발표 이후 당·정·청이 충분히 소통했다”고 해명했다.

또 당·청이 정부를 제외하고 경제정책을 주도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국정 5개년 계획은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한 201개의 실천 과제를 어떻게 정책화할 것이냐의 문제”라며 “공약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한 게 민주당 의원들이고, 당과 청와대가 정책화하는 과정에서는 부처 공무원이 100명이 함께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각 부처 장관들과 협의를 하되, 세금을 올해 올릴 것인지 아니면 내년에 올릴 것인지는 정무적인 문제로 국회에서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증세와 관련 ‘기업옥죄기 논란’에 대해 “저는 반대로 생각한다”며 “지난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당시 소위 수퍼리치라고 불리는 50여개 초대형법인들이 회의 후 미국을 구하기 위해 자신들의 세금을 올려달라고 청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 10년 간 대기업 위주로 성장한 우리나라에서도 저성장 국면에서 (대기업들이)좀 더 부담하자고 할 여건이 됐다고 본다”며 “다만 국민적 공론화를 거칠 것이냐 아니냐의 판단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증세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요 자금을 위해 추진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증세로 걷히는 4조원 정도의 세금은 세수가 부족해 추진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정부의 100대 과제를 실현하는 데 돈이 부족하기보다는 OECD 등에서 그동안 한국정부에 권고한 적극적인 재정정책 주문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고소득층 증세 이외 추가적인 포괄적 증세 논의에 대해선 “향후 우리나라가 복지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선 조세 부담률을 높여가야 한다”라며 “그러나 국제 기준에 비해 고액자산가에 대한 부담이 낮은 것을 감안하고 중산층과 저소득층은 세제상 혜택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