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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폰에 밀려…PC의 종언?
2분기 PC출하량 280만대 감소
게임용 등 마니아층 위주 축소
‘부흥’ ‘소멸’ 전문가 의견 갈려

#1. 직장인 A씨(38)의 집에는 대학 시절 사용하던 13년된 고물 데스크톱 컴퓨터가 있다. 부팅에만 5분이 넘게 걸리는 이 컴퓨터는 한 때 A씨에게 가장 소중한 물건이었지만, 지금은 골방에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 A씨는 “즐기던 게임도 접었고, 이젠 너무 낡아 인터넷 서핑조차 버겁다. 새 컴퓨터를 살 생각도 없다.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훨씬 길다. 9살 딸도 컴퓨터보다는 스마트폰이 주요 관심사”라고 말했다.

A씨와 유사한 사례는 주변에 흔하다.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이는 통계치에서도 확인된다. PC는 한 때 일반 가정에서 가장 고가의 ‘귀족계급’ 가전에 속했으나, 이제는 게이밍 등 마니아층이 선호하는 고객시장으로 축소 변화해가고 있다. 

21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세계 PC 출하량은 지난해 2분기 대비 280만대 줄어든 6110만대로 집계됐다. 11분기 연속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PC 시장 축소는 세계적 추세이다. 2012년 한해 전세계 PC 출하량은 3억5600만대였으나 2016년에는 2억7000만대로 줄어들었다. 가트너가 집계한 PC는 데스크톱PC와 노트북PC를 포함하며, 아이패드 또는 크롬북은 PC에 포함되지 않는다.


PC 시장이 줄어드는 원인은 다양하다. 우선 모바일로의 이동이 가장 크다. PC 시장 침체는 2007년부터 시작됐는데, 애플이 아이폰을 처음 내놓은 시점이 2007년 6월 29일이다. 이후 급성장하기 시작한 스마트폰 시장은 기존 PC 시장을 위협했고 출시 10년 후인 2017년에는 PC 시장을 고사시킬 정도의 위력을 떨치고 있다.

아이패드로 대표되는 태블릿PC 시장의 급성장세도 위협적이었다. 부팅시간이 필요없고, 작으며, 가방에 넣고 다닐 수 있는 IT 기기는 전세계인들을 매혹시켰다.

가트너에 따르면 2001년 개인용 컴퓨팅기기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던 데스크톱PC는 2011년 45%로 급감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PC 시장은 과연 소멸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부흥할 것인가?

‘다시 부흥’을 예견하는 측은 PC의 사용성과 활용성이 독보점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PC업계 관계자는 “빠른 속도와 고성능 그래픽 구현 등에 있어서는 모바일의 한계가 분명 있다. PC 시장은 사라지지 않고 또다른 형태로 발전해 간다. 올인원 PC등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멸할 것이란 측에선 오는 2040년이면 아예 없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 관계자는 “최초의 PC는 1981년 ‘IBM PC’였다. 오는 2040년이면 PC는 사라질 것이다. ‘웨어러블’ IT 기기가 넘쳐나는 지금 이렇게 버티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최초에 증기선이 나왔을 때 범선 시장은 ‘과거 향수’를 그리는 소수 마니아들만의 시장으로 축소됐다. 지금 PC 시장에서 나타나는 게이밍 등 마니아 시장 확대는 시장 소멸의 전조”라며 “클라우드 서비스 인프라는 PC 시장을 더 빠르게 줄어들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석희 기자/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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