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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명동①] ‘썰물’이 된 국내ㆍ외 관광객들…‘아, 옛날이여’
-중국인 관광객 전년 대비 매달 60% 이상 ↓
-국내 관광객도 외면…매해 감소 추세 이어져
-전문가 “눈 앞 이익만 본 상권 반성해야”
-명동관광특구협의회 “명성 찾기 위해 노력”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서울관광 1번지인 중구 명동이 벼랑 끝에 내몰렸다.

수입 양대 축인 국내ㆍ중국인 관광객의 외면이 계속 되어서다. 즉각 체질 개선에 나서지 않으면 ‘관광 특구’란 이름이 무색할 만큼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눈에 띄게 국내ㆍ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서울 중구 명동 일대.

한한령 장기화 추세=19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5월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25만3359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4.1%(45만2485명) 줄었다.

지난 4월 22만7811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6.6%(45만4507명) 감소한 데 이어 또 급감한 수치다.

국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를 못마땅히 여긴 중국 정부가 지난 3월 중순 ‘한한령’(限韓令) 조치에 나서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발길을 끊은 여파가 계속되는 것이다.

‘큰 손’ 중국인 관광객의 1순위 방문지인 명동은 비상이 걸렸다. 이 날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타격은 예상했지만, 이만큼 발길이 뚝 끊긴 상황이 오래갈 줄 몰랐다는 게 공통된 분위기”라고 했다.

업계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명동 유네스코길 등에서 이들을 겨냥하고 수년 간 영업해 온 화장품 업소 최소 4곳이 최근 문 닫았다.

한한령이 이어질수록 폐점 행렬에 나설 업소들은 많아지고, 명동 상권의 고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방문객도 외면=업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 방문객도 매 해 명동을 떠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의 수송실적을 분석해보니 지하철 4호선 명동역 승하차 승객 수는 지난 2011년 1~3월 820만5333명에서 올해 같은 기간 768만1124명으로 6.3%(52만4209명)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명동역 승하차 승객수도 772만4286명으로 명동을 향하는 발걸음은 한한령에 관계없이 매년 감소 추세였다.

관광업계 종사자에 따르면 관광버스 수송량이 한계가 있는 만큼, 2011년 980만명에서 2016년 1725만명으로 중국인 등 방한 해외 관광객이 늘면 지하철 명동역 승객도 느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도리어 감소했다는 건 그만큼 국내 방문객의 발걸음이 크게 줄었다는 해석이다.

국내 방문객들은 명동이 옛 모습을 잃었다고 입을 모은다.

명동 일대에서 40년을 살았다는 최중수(69) 씨는 “명동에 오면 내가 해외에 있는건지 헷갈릴 만큼 모습이 변했다”며 “특색은 사라지고 장사꾼들만 남은 것 같아 정이 가질 않는다”고 했다.

“반성하고 재도약 해야”=전문가들은 현재 위기를 재도약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철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눈 앞 이익만 본 명동 상권들도 반성해야 할 때”라며 “국적 구분 없이 자유 여행객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힘써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 방문객이 사라지면 자연스럽게 해외 관광객도 줄어든다”며 “민심을 돌릴 대책 마련이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권철회 명동관광특구협의회 사무국장은 “새 정부와 서울시, 중구, 상인협회 등 모든 관계기관과 힘을 모아 명동의 옛 명성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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