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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케어’ 산 넘어 산…매케인 회복될 때까지 또 연기
-존 매케인 혈전 제거 수술로 표결 연기
-당장 1표라도 빠지면 법안 불발 위기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1호 입법’으로 추진해온 새 건강보험법안 ‘트럼프케어(AHCA)’가 험난한 과정을 겪고 있다. 이번 주 상원 표결을 목표로 한 공화당 지도부의 구상은 당내 중진인 존 매케인 상원 의원의 갑작스러운 수술로 표결이 미뤄지며 다시 한번 좌절했다.

16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치 맥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전날 존 매케인 의원이 예상치 못한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라 이번 주로 공언한 트럼프케어 법안의 표결 일정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US여자오픈 골프대회를 참관하기 위해 자신 소유 골프장인 뉴저지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 도착하고 있다. [베드민스터=AFP연합뉴스]

매케인 의원은 15일 왼쪽 눈가에 생긴 5cm 크기의 혈전 제거 수술을 받고 애리조나 자택에서 회복 중이다. 17일로 예정된 미 의회예산국(CBO)의 법안 분석 결과 발표도 연기됐다. 표결 연기로 시간을 번 공화당 지도부는 매케인 의원이 돌아올 때까지 당내 설득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는 상원에서 이번 주 중 법안을 처리할 것을 기대해왔다. 법안은 현행 건강보험제도인 오바마케어(ACA)를 대체해 저소득층 의료보장 프로그램 ‘메디케이드’의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처럼 표결 일정까지 연기하며 매케인 의원의 복귀를 고대하는 건 당장 한명이라도 반대표를 던지거나 기권하면 법안 통과가 어렵기 때문이다. 미 상원의원 100명 가운데 공화당 의원은 52명으로, 48명의 민주당 의원이 모두 반대한다고 전제하면 나머지 52명 가운데 과반인 50표를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공화당 내에선 수잔 콜린스, 랜드 폴 상원 의원이 법안을 지지할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상태라 단 한 명의 이탈자라도 나오면 법안 통과는 불발된다.

WSJ은 “맥케인 의원의 부재는 이번 주 법안 표결에 돌입하려던 공화당 지도부에 필요한 표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표결 연기로 트럼프케어에 주저하는 의원들에 압력을 가하고 보험 시장에서도 법안 결과를 분석할 기회를 준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망은 밝지 않다. AP통신은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법안 통과가 어려워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케어 법안이 또 다시 새로운 불확실성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아직 공개적으로 반대를 표시하지 않았지만 법안에 회의감을 품은 이들이 꽤 많다는 점이다. 콜린스 의원은 ABC 방송에 출연해 “지난주 공개된 트럼프케어 수정안에 8~10명 의원이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랜드 폴 의원도 폭스뉴스에 “우리가 가진 진정한 문제는 ‘오바마케어 대체’를 구호로 4차례 선거에서 승리했다는 것”이라며 “법안은 대부분 오바마케어의 세금을 유지하고 규정을 지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바마케어 대체법인 트럼프케어가 공화당 지지자들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백악관은 이번 주 표결 일정이 미뤄지자 크게 실망한 분위기다. 백악관은 이날 “매케인 의원이 빠른 시일 내 회복하길 바란다”고 짧게 논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내내 오바마케어에 맹공을 퍼붓고 트럼프케어를 옹호하는데 전력을 쏟아부었다. 그는 15일 “오바마케어는 국민의 삶을 엄청나게 파괴해왔고, 우리가 이것을 대체하지 않는다면 재앙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바마케어를 통과시킨 민주당 정치인들은 많은 큰 약속을 했지만, 그 약속들은 완전히 거짓말로 밝혀졌다”면서 보험료 급등, 보험 취소, 보험회사들의 개인 보험 시장 철수 등이 잇따랐다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케어는 현행 건강보험법인 ‘오바마케어’를 대체하는 법안으로, 하원에서 한 차례 불발 끝에 가까스로 통과됐지만, 상원에 올라와선 공화당 내 이견으로 인해 처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공화당 상원 지도부는 수정안을 마련했으며, 원안을 고친만큼 이 수정안이 상원을 통과하면 하원에서 다시 표결을 해야 한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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