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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탐색] 대형사고 부르는 버스 재생타이어…‘경기도의 발’이 위험하다
-경기도 노선버스 10대 중 6대 재생타이어
-뒷바퀴 사용은 합법이라지만 사고 속출
-‘모든 바퀴 금지 시행규칙’ 업계 반발로 무산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졸음 운전과 과속 등 대형 버스들의 무리한 운행이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이미 몇차례 폭발로 위험성이 제기된 재생타이어 역시 승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지만 경기도의 경우 노선버스의 60%가 재생타이어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일부는 마모가 심해 사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1300만명의 주민이 이용하는 경기도 노선버스의 10대 중 6대가 재생타이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경기도가 시내버스 61개 업체와 마을 버스 140개 업체를 대상으로 재생타이어 사용실태를 점검한 결과, 전체 시내버스 1만955대 중 6459대, 마을버스 2155대 중 1364대가 재생타이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게다가 타이어 상태를 점검한 결과 시내버스의 13.9%, 마을버스의 28.9%는 타이어가 마모되거나 노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생 타이어는 관리가 소홀할 경우 쉽게 파열되거나 마모돼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경기도 버스의 10대 중 6대가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마을 버스 타이어 상태를 점검하고 있는 경기도 공무원들. [사진제공=경기도]

재생 타이어는 마모된 타이어의 겉면을 고무로 덧댄 구조다. 새로 덧대지 않은 옆면 등이 마모에 약할 수 밖에 없다. 기온이 치솟는 여름철 타이어의 공기압이 올라가면 덧댄 부분이 헐거워지면서 옆으로 삐져나와 터질 가능성이 높다. 이를 막고자 인증업체에서만 생산하고 1년에 한번씩 안전 점검을 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재생타이어 폭발이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5월 대구에서는 시내버스의 타이어가 운행도중 파열하면서 승객 7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시 사고 원인 역시 30도가 훌쩍 넘는 폭염 속에서 마모된 재생타이어가 파열됐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재생타이어가 추돌사고를 야기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사고도 최근 발생했다. 지난 10일 영동고속도로 강릉방향 강천터널 부근에서는 한 고속버스가 빗길에 미끄러져 승용차와 충돌했다. 경찰은 사고를 낸 버스 타이어가 심하게 마모돼 있었던점을 고려해 업체가 재생타이어를 사용했는지 여부도 조사하기로 했다.

이처럼 위험성이 높은 재생타이어가 버스에 사용되고 있는 것은 절반 이하의 가격 때문. 새 타이어는 개당 37만~38만원인데 반해 재생타이어는 18만~19만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눈 앞의 이익에 승객의 안전을 내주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승객의 안전을 고려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상 버스 차량의 경우 재생타이어를 뒷바퀴에만 장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의 경우 2013년부터 자체적으로 버스에 재생타이어 사용을 전면 금지해 타이어 폭발로 인한 시내 버스 사고를 방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역시 이같은 문제점을 인지하고 버스 차량에 대한 재생타이어 사용 제한을 모든 바퀴로 확대하는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했지만 정작 지난 2월부터 시행되는 시행규칙에는 관련 규정이 빠졌다. ”재생타이어는 국가기술표준기준원에서 심사를 받고 생산되고 있고 재활용 제품 사용을 장려하겠다는 정부 시책과 맞지 않다“는 재생타이어 업계의 강한 반발에 가로막혔기 때문이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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