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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김지윤 소비자경제섹션 기자]네버엔딩 계란값 전쟁, 문제는 유통구조
계란값이 또 올랐다. 조류 인플루엔자(AI) 초기대응과 방역 실패를 비웃기라도 하듯 계란값은 반년 넘게 고공행진이다. 11일 현재 계란 평균 소매가(30개들이 특란 기준)는 7969원으로, 한달 전보다 55원 올랐다. 이달초 태국산 계란이 수입됐지만, 꿈쩍도 하지않고 있다. 명동 노점상에는 ‘계란빵 2000원’이 버젓이 붙어있고 슈퍼마켓 계란 매대에선 주부들의 한숨이 새어나온다.

문제는 AI가 연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급한 것은 사육환경 개선과 살처분 범위 조정이다. 밀집식, 공장식인 양계방식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온갖 바이러스 확산의 원인이 된다. 정부가 연말부터 0.05㎡인 산란계 최소 사육면적을 0.075㎡로 넓히기로 했지만, 위생과 활동 반경 관리는 시스템화 돼야한다.

또 하나는 살처분 범위의 문제다. 우리나라는 현재 감염 농가 500m 이내 산란계를 모두 살처분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대량 살상이다. 이에 유럽처럼 질병 발생 농가만 살처분하고 주변 농가는 철저한 모니터링으로 관리해야 농가피해를 줄이고 계란 대란도 막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유통구조다. 현장에서는 계란 중간 유통상이 하루만 계란을 풀지 않아도 가격이 오른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소나 돼지 등의 축산물은 도축장을 거쳐 유통되지만 계란은 세척만 거친 후 바로 소비된다. 한곳에서 일괄 출하되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계란 수급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이러니 가격 통제도 어렵다. 신선도가 중요한 계란 특성상 농장에서는 계란을 쌓아둘 수 없어 사실상 수집상(중간유통상)이 부르는 값에 팔고 있다.

동네빵집과 음식점에서는 계란을 납품받을 곳이 없으니 중간 유통상에게 비싼가격으로 구매한다. 계란농장에서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대형마트의 계란값이 중간유통상을 거쳐서 판매하는 일반 수파마켓보다 싼 이유다.

투명한 유통구조를 위해서는 계란유통센터(GPㆍGrading and Packing) 확대가 필요하다. GP는 계란을 수집해 선별하고 포장하는 과정을 진행하는 집하장이다. 현재 GP를 거쳐 유통되는 계란은 전체의 60%에 불과하다. 값싸고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던 계란, 하루빨리 문제가 개선돼 국민반찬으로 귀환하기만을 바랄뿐이다.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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