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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랍의 봄 7년…튀니지 청년들 ‘좌절한 혁명’에 분신 급증
반정부·경제난 공개적 저항
혁명 이후 5년간 3배로 증가


‘아랍의 봄’으로 불리는 민주화 시위는 2010년 튀니지 청년 모하메드 부아지지의 분신(焚身) 자살로 촉발됐다. 과일노점상을 했던 부아지지는 단속반의 철거에 생계가 막막해지자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다.

그의 죽음은 ‘재스민 혁명’ 도화선이 됐고, 마침내 24년 독재정권을 무너뜨렸다. 그러나 혁명 이후 분신 사례는 오히려 늘었다. 혁명 후 튀니지 상황에 절망한 청년들이 제2의 부아지지를 자처하며 제 몸에 불을 지르고 있다.

뉴욕타임즈(NYT)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튀니지에 만연한 좌절과 상실감으로 청년층의 분신 사례가 혁명 전보다 오히려 늘고 있다. 혁명 후 더 나은 사회를 건설하는 데 실패한 튀니지 국민들의 좌절이 ‘분신’이라는 섬뜩한 표현 방식으로 돌아왔다고 NYT는 분석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혁명 이후 5년간 분신 사례는 3배로 늘었다. 수도 튀니스의 주요 화상병원은 지난해 분신으로 실려온 환자가 104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화상병동 담당 외과의사인 아멘 알라 메사딘 박사는 “2011년 이래 매년 평균 80건 이상의 분신 환자들이 온다”면서 “(분신 형태의) 공개적 저항은 이 나라에서 두 번째로 흔한 자살 형태”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그것(분신)이 감소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상황 악화를 우려했다.

분신자살 증가 사례를 연구한 법의학 병리학자 메흐디 벤 케릴 박사는 “이러한 자살은 대규모 혁명 이후의 사회에 대한 반감에서 비롯한다”고 밝혔다.

혁명 이전의 분신자살 동기는 정신건강 문제인 경우가 많았지만, 혁명 후에는 대부분 경제난과 국가에 대한 저항이 동기라는 분석이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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