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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20 순방 결산]文대통령 ‘감성외교’, 세계무대서도 통했다
- 대통령이 ‘초청’ 형식 동포간담회
- 상징적 첫 일정으로 감성외교 강조


[독일 함부르크=김상수 기자]문재인 대통령의 ‘감성외교’는 세계에서도 통했다. 감성을 자극하는 문 대통령의 외교 행보는 눈물을, 웃음을 자아내며 첫 외교 데뷔무대를 연착륙하게 한 ‘일등 공신’이었다.

미국, 독일 모두 첫 일정부터 상징적이었다. 문 대통령 내외는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찾았다. 미 노병 참전용사의 눈물, 이들에게 90도로 인사한 문 대통령. 문 대통령이 연설 도중 노병의 눈물에 잠시 말을 멈추고 지긋이 바라보는장면은 두고두고 회자됐다. 이날의 풍경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마음을 흔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첫 대면에서 “장진호 전투 기념비 연설을 봤는데, 매우 훌륭하고 감동적이었다”고 치켜세웠다. 

독일 순방의 첫 일정이었던 재독동포 간담회는 사실 준비 단계부터 파격적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통상 순방국 동포가 주최하는 행사에 대통령이 초청받아 가는 게 일반적 관례였으나, 이번엔 대통령이 동포를 초청하는 형식으로 이뤄졌었다”고 전했다. 당시 동포 간담회는 환영 현수막부터 달랐다. 통상 걸리는 ‘대통령님 환영합니다’란 문구 대신, ‘여러분이 대한민국입니다’란 문구의 현수막이 걸렸다. 행사 주최가 문 대통령임을 보여주는 차이다. 재독동포를 최대한 예우하려는 심정이 담겼다. 당시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이날 행사에 문 대통령이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선유 재독한인총연합회장은 “문 대통령이 현충일 기념식에서 파독 광부와 간호사가 대한민국의 애국자라 말씀해 주신 데에 너무 감격해서 눈물을 흘렸다”고 했고, 최광섭 재독한인글뤽아우프회장은 “대통령 내외분을 환영합니다. 특별히 파독 간호사를…”이라고 말하다 울먹이며 말을 좀처럼 잇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직접 단상에 올라 악수해주며 다독였다. 파독 간호사들은 “가슴 벅차고 눈물 나올 지경”이라고 울먹였다. 

김정숙 여사의 방독 첫 단독 일정도 남달랐다. 윤이상 선생의 고향인 경남 통영에서 공수해온 동백나무를 묘지에 심었다. 김 여사는 “고향 땅을 밟지 못했단 얘기를 듣고 많이 울었다”며 “고향의 동백이 어떨까 하는 생각에 가져왔다”고 했다. 김 여사는 피난민인 시어머니도 떠올렸다. 이날 행사 후 국내에선 윤이상 선생의 일대기가 집중 조명됐다.

문 대통령 감성외교의 반응은 ‘눈물’만이 아녔다. 청와대는 대통령 순방 기간 동안 갖가지 일상을 담은 사진 등을 대거 페이스북에 올렸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밤늦게 라면을 챙기는 모습이나 전용기 안에서 참모들과 회의하는 장면 등이 이를 통해 알려졌다. 미국, 독일에서 주요 행사마다 문 대통령은 현장에 나온 교민들를 향해 “감사합니다”라고 답하고 악수하는 등 해외에서도 소통을 강조했다. 교민들은 ‘마이 프레지던트 문’, ‘달님’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곳곳에서 환호성을 질렀다. 

문 대통령의 ‘감성외교’에 각국 정상도 돌발적인 호응을 내놓기도 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사적공간이 트리트룸에 문 대통령을깜짝 초대했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문 대통령과 함께 즉석으로 100여m를 걸어가 교민들과 악수를 나눴다.

dlcw@heraldcorp.com


[청와대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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