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G20 순방 결산] ‘정상 회동 요청 쇄도’ㆍ‘넥타이 외교’, ‘애 태운 美 결제’…막전막후
[독일 함부르크=김상수 기자]지난 6월 28일부터 시작된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 데뷔전은 긴 시간만큼이나 다양한 후속담을 낳았다. 미국 행정부의 결재 시스템으로 장시간 애를 태우기도 했고, G20 정상회의의 삼엄한 경계로 일정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교민 뿐 아니라 ‘촛불혁명’을 거쳐 취임한 문 대통령은 세계 정상 사이에서도 ‘인기’를 실감했다. 미국에서부터 독일까지, 문 대통령 양자ㆍ다자 외교 데뷔무대는 곳곳에서 다양한 뒷얘기를 낳았다.

▶‘文대통령 만나고파’, 각국 요청 쇄도 = 문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머무는 동안 현장에서 즉석으로 문 대통령과의 양자회동을 요청한 국가 및 기구는 9곳에 이르렀다. 하지만 빡빡한 일정 상 이를 소화, 급하게 추가로 만난 건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도날드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 2명 뿐이었다. 나머지 7명은 추가 일정 조율이 어려워 끝내 무산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나머지 7명의 정상ㆍ대표 등은 외교 관례 상 밝힐 순 없다”며 “문 대통령이 취임한 후 각국 정상도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지각하고 미뤄지고’, G20 삼엄 경계 몸살 =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양자회담은 무산되거나 늦춰지는 일이 속출했다. 8일(현지시간) 예정됐던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은 끝내 취소됐다. 독일 함부르크에 전 세계 시위대가 집결하면서 정상 치안 문제가 불거져 양국이 서로 양해를 구하고 결국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ㆍ인도네시아 정상회담 직전에 열린 한ㆍ프랑스 정상회담도 당초 예정보다 25분가량 늦게 열렸다. G20 정상회의 내 치안 문제로 각국 정상의 신변 보호가 한층 강화된 탓으로 알려졌다. 전날 열린 한일 정상회담 역시 당초 예정된 시각보다 15분가량 늦게 시작됐다. 대규모 시위로 주요 구간마다 교통통제가 벌어지면서 양국 정상도 지각을 면치 못했다. 두 정상은 모두발언에서 “이날 이렇게 통제가 많아서 늦었다”고 토로했다.

한국 취재진도 G20의 삼엄한 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 취재진 숙소에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함께 묵었기 때문이다. 한층 강화된 보안으로 숙소 인근 도로가 폐쇄되고 이중ㆍ삼중 확인된 취재진만 출입이 허용됐다. G20 정상회의 기간 독일 함부르크엔 전 세계에서 모인 10만여명이 반대 시위를 벌였고, 일부는 화염병 등을 던지며 경찰과 격렬히 대치, 부상자가 속출했다. 

▶성명 발표마다 애태운 시간, 美 결재 시스템 = 한미 공동성명은 양국 정상회담 종료 후 7시간 만에 발표됐다. 한미일 3국 정상의 공동성명은 무려 19시간이 지나서야 가까스로 공식 발표됐다. 미국과 공동성명을 발표한 두 차례 모두 한국 정부나 취재진 모두 속앓이를 겪어야 했다. 백악관 내부 결재 시스템이 주된 원인이었다. 3국 공동성명에서 3국 실무진은 일찌감치 문안 조율을 마무리했으나 정작 문제는 공동성명을 먼저 제안한 미국 내부 절차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미 재가했지만, 백악관 내부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국에선 국내 절차가 복잡한 것 같다”고 전했다.

한미 공동성명이 발표되기까지의 ‘7시간’도 내부결재가 걸림돌이었다. 게다가 ‘free’란 일부 문구까지 수정 작업을 거치면서 성명 발표가 크게 늦어졌다. 

▶문 대통령 ‘넥타이 외교’ 화제 =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당시 똑같은 하늘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뒤이은 한미일 3국 정상만찬에도 두 정상은 붉은색 넥타이로 같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만 푸른색 계열의 넥타이를 선택, 묘한 대조를 이뤘다. 문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에선 중국을 감안, 붉은색 넥타이를 착용했고, 일본이나 러시아를 포함, G20 기간 중 몰렸던 양자회담에선 갈색ㆍ회색의 스트라이프 무늬 넥타이를 택했다.

▶맨 끝 자리에서 사진 찍은 文대통령, ‘재임기간’ 탓 = 문 대통령은 G20 공식 환영행사에서 단체 사진을 촬영할 시 맨 끝에 위치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문 대통령을 예우하지 않은 게 아니냔 의구심이 일었다. 하지만 이는 사진 촬영의 관례에 따른 것이다. G20은 논의의 연속성을 감안, 직전 의장국ㆍ현 의장국ㆍ차기 의장국 등 3개국의 ‘트로이카’ 체제로 운영된다. 때문에 단체 사진 촬영에서 맨 앞줄의 정중앙엔 이들 3개국 정상이 선다. 이후 각 줄의 자리 배치는 대통령 재임 기간에 따른다. 올해 5월에 취임한 문 대통령은 재임 기간에 따라 맨 끝에 서게 됐다. 반대편 끝에 엠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선 것도 같은 이유다. 재임 기간이 짧은 트럼프 미 대통령도 끝에서 두번째, 마크롱 대통령 바로 옆에 자리 잡았다.

dlcw@heraldcorp.com

[사진 제공 청와대]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