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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 野性’ 버리지 못한 여 대표…文정부 국정 개혁에 ‘발목’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10년 야성(野性)’을 버리지 못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돌출 행동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협치를 해도 모자랄 판에 사사건건 야권을 자극하면서 문재인 정부 집권 초반 국정 운영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안정감과 무게감으로 국민 신뢰를 쌓고, 새정부 개혁 과제를 뒷받침해야 할 집권여당 대표가 잇따라 야당과 마찰을 빚으면서 국회 공전을 자초하고 있다는 볼멘 목소리도 나온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3당의 ‘추경안 심사’로 순조롭게 출발했던 7월 임시국회는 전날 추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으로 이틀만에 파행됐다. 국민의당은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추경안 보이콧’을 선언한 데 이어 이날 긴급의원총회를 개최해 추 대표를 맹폭했다. 사과와 사퇴, 정계은퇴 요구까지 쏟아졌다. ‘야당 등 뒤에서 칼을 꽂은 격’, ‘추 자가 들어가는 건(추경) 다 안된다’ 등의 격한 표현도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 원내지도부도 한달 간 공들인 추경안이 엎질러지자 부글부글 끓고 있다. ‘아직도 야당 대표냐’는 원망이 여기 저기서 나왔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내가 그런(강경한) 발언을 하지 말자고 했는데…”라면서 불만을 표시했다. 추 대표의 ‘실언’에 문 대통령의 1호 공약(일자리 추경안)은 기약없이 미뤄졌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칼로는 손을 벨 수 있지만 세치 혀는 마음을 벨 수 있다”면서 “집권여당의 당 대표는 화나는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매듭을 푸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추 대표의 ‘그릇된 여성(與性)’은 이 뿐만이 아니다. 추 대표는 지난달 27일 국제학술회의에서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때문에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해 국민들에게 ‘전쟁 공포’를 심어줬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기 이틀 전이다. 청와대는 ‘평화’를, 집권여당은 ‘전쟁’을 외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추 대표는 이튿날 “사드에 대한 정치적 과잉상태가 한미, 한중 간 군사ㆍ외교적 갈등 요인으로 부각될수록 남북 긴장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야권은 “국정 안정과 국민 평안에 힘써야 하는 여당 대표의 지나친 호들갑”이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23일에는 자유한국당의 ‘5행시 공모전’에 스스로 참여해 비난을 자초했다. 추 대표는 당시 6월 국회를 ‘보이콧’한 한국당을 지적하며 “‘자’유당시절의 독선 정치, ‘유’신시절의 독재 정치, ‘한’나라당 시절의 독기 정치, ‘국’민은 고달픈 정치, ‘당’장 끝내야 한다”고 5행시를 지었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품위를 망각한 여당 대표”라면서 추 대표를 깎아내렸다. 추 대표는 집권 초 청와대에 ‘자기 사람’을 심으려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집권여당 대표로서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 초선 의원은 “할 말은 많으나…어지간 해야 얘기를 하지. 에휴…”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중진 의원은 “여당 대표는 대통령과 함께 국민을 위해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책임이 있다”고 일침했다.

야당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정국을 책임지는 집권당이 맞는지, 집권당 대표로서 역할을 할 자격과 능력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합리적 이성을 갖추고 협치할 수 있는 새 대표를 내놓아라“며 추 대표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대표직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추 대표가 어제 주한 중국대사를 면담하는 자리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우려를 표하시는 것을 이해한다고 말했다“면서 ”집권 여당의 대표면 국가 안보 문제에 누구보다심각한 인식을 가져야 하는데 아무 대안없이 사드를 반대하는 위험하고 두려운 안보관을 노골적으로 내놓는 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또 ”추 대표의 ‘머리자르기’ 발언으로 국민의 당이 전면적인 국회 일정 보이콧을 선언했다“면서 ”정부 여당의 이 같은 독주, 독선이 바뀌지 않으면 국회의 정상적 운영은 어려울 것“이라고 못박았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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